DAY 1

Jan 10 2019

‘나 오늘 가는 건가?’

실감이 안났다. 하긴, 준비를 그렇게 철저히 한 것도, 매일매일 손가락 접어가며 기다린 것도 아니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정작 여행을 가는 당사자인 나는 여유를 부렸는데, 오히려 부모님이 더 불안해하고 조급해하셨다.
금지옥엽 외동딸이 홀로 먼 나라로 한 달동안 떠난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다.

당연히 공항버스를 타고 가려 했는데, 아빠가 태워다주시겠다고 한다.
인천국제공항 구경 제대로 못해봤으니, 구경이나 한 번 해보겠다는 핑계이다.
걱정되어 그러시는 속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순순히 아빠의 말을 따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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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5

Jan 14 2019

현주를 보내고 사라고사의 동성로, Calle de Alfonso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꽤 오래 걸어 지쳐있던 다리를 쉬게 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방금 전 먹었던 빵이 너무 달았기 때문에 느글해진 속을 달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카페에 들어가보니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아이스크림. 한국의 상쾌한 민트초코에 익숙해져있던 나는, ‘느글느글할 땐 민트초코가 딱이지!’ 라고 생각하며 민트 아이스크림을 택했다.

그런데, 이게 민트라고? 싶을만큼 달았다.
달아도 너무 달았다.

조금 먹다가 급하게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이제야 좀 위가 살 것 같네.

DAY 8

Jan 17 2019

새벽 5시 45분.
포르투로 가기 위해 피곤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세운다.

‘내가 왜 9시 20분 비행기를 예약했지...’
예약해 둔 라이언에어는 여러 가지 악명을 떨치고 있었기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미리미리 공항에 도착해야할 터였다.

현주가 깨지 않게 조심히 준비를 마치고, 어제 샀던 베레모와 잘 어울리게 옷을 입어본다.

라이언에어는 탑승 2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있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우버를 타고 도착해보니 1시간 40분 전이다.

걱정되는 마음에 서두르다가 그만 소중한 베레모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비싼 건 아니었지만, 오늘 패션의 하이라이트는 베레모였는데! 완성이 되지 않은 느낌이다. 포르투에 도착하자마자 모자 가게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수화물을 부쳤다.

설마 못타는 건 아니겠지, 싶었지만 걱정들이 무색하게 탑승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역시, 사람들이 괜히 더 겁준거라니까.

비행기 창가 자리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몽글몽글, 구름이 꼭 갓끓인 순두부처럼 사랑스럽다. 그 사이로 빨간 지붕의 포르투 건물들이 보인다.

공항에 내려 메트로를 타기 위해 내려갔다. 그런데 베트로 티켓 기계 6대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공항에서 내려온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줄에 동참해서 지켜보니, 한 사람 한 사람 티켓을 끊는데 매우 오래 걸린다. 포르투에서 교통권을 살 때는 가고자하는 zone에 따라 사야하는데, 그걸 찾는게 쉽지 않은 탓이다.

내 차례가 될 때까지도 티켓을 어디로 끊어야하는지 몰라 당황하고 있자, 뒤의 여자 분이 도와주신다. 그러나 알고보니 그 분도 여행객. 잘 모르겠는지 뒷쪽의 다른 남성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이렇게 발 벗고 나서주다니. 포르투에 대한 인상이 한 층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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