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May 02 2017

인천공항에서 낮에 출발해 저녁 11시에 스키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맞이하는 네덜란드는 조용하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으며 오고 가는 사람이 없어 조금 무섭기도했다. 엄마도 처음으로 맞이하는 낯선 유럽이란 나라에서 저녁 늦게 도착했으니 티는 안내지만 조금 무서웠을 것이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유럽이라 낯설기도 하면서 반갑기도 했다. 우선 숙소를 먼저 가는게 우선인지라 발걸음을 재촉하며 우리는 숙소를 향했다.
*공항~ 숙소까지 트램비 : 15유로 (2인기준)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

네덜란드NL

Rupelmonde 76

네덜란드NL

우리의 첫 숙소는 한인민박이다. 사실 엄마와 둘이서 1달동안 해외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니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숙박이다. 무엇보다도 한달동이나 둘이서 여행을 해야하기에 먹고 자는것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장 숙박에서 우선순위로 둔 것은 무엇보다도 한식을 먹을 수 있고 대화가 통할 수 있어 엄마가 먼 이국땅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해 줄 수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면에서 한인민박이 우리의 주요 숙소가 되었다.

우리가 간 한인민박은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이었다. 남편분이 암스테르담에서 일하게 되면서 아내분이 큰 고민끝에 남편분을 따라 암스테르담에 정착하게 되었고 빈 방들을 민박으로 운영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래서 민박은 주로 남편분이 출근하게되면 아내분이 보통 운영을 하신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갔을때는 아내분이 그다음날 친구분들이 유럽으로 놀려오셔서 스페인으로 여행가신다고 하여 우리가 묵을 동안에는 남편분과 같이 지내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 어찌되었든 우리가 묵을 방은 침대 한개가 있고 꽤 넓은 방이었다.

DAY 2

May 03 2017

한인민박이라 당연히 조식으로 한식이 나올 줄 알고 아침 조식을 묻는순간.. 띠로리.. 한식이 나오지 않는 민박집이었다. 그래서 암스테르담의 첫 우리의 일정은 장보기! 근처에 가까운 슈퍼를 가서 2일동안 먹을 음식들을 사오기로 했다. Jumbo라고 롯데마트나 이마트처럼 암스테르담에 있는 큰 대형슈퍼이다. 슈퍼 바로 앞에는 Van Boshuizenstraat 라는 기차역이 있다. 우리는 암스테르담 일정이 짧으니 원데이티켓을 사기로 했다. (원데이 티켓- 2인기준 15유로)

Rupelmonde 76

네덜란드NL

Buitenveldertselaan 184

네덜란드NL

Rupelmonde 76

네덜란드NL

Heineken Experience

네덜란드NL

민박집에서 버스를 타고 간 첫 우리의 관광지는 바로 하이네켄 양조장이다. 2015년도에 아일랜드에 갔을때 기네스 양조장에 가서 얻은 기쁨을 엄마와 함께 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엄마는 애주가다. 그것도 맥주애호가. 그래서 하이네켄의 대표맥주이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입맥주인 하이네켄을 꼭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입장하는 순간 하이네켄의 역사에 대해서 나와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맥주가 만들어지는지 생산과정에 대해서 나온다.

조금 더 가다보면 시음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맑은 노란빛을 자랑하는 하이네켄의 자태가 나온다. 깔끔한 라거 맛이 아주 뇌를 맑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한잔 먹으니 또 한잔 더 먹고싶다. 또 먹을 수 없냐고 물어보니 조금 더 가다보면 한잔 더 free drink 가 나온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양조장이 다 그러하지만 맥주잔에 직접 맥주의 황금비율을 따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황금비율에 집중을 하다보면 어느새 거품이 흘러넘치는건 비밀.. 엄마는 그동안의 경험치로 클리어하게 맥주를 따라내고 나는 한번 실패후 다시 한번 따른 다음 성공적인 맥주의 비율을 알게 된다. 이제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면 맥주 하나 만큼은 잘 따를 자신감이 생겼다.

하이네켄 양조장을 처음 간 건 아주 굿초이스였다. 맥주 두잔과 함께 하루 일정을 아주 기분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살짝 알딸딸한 상태에서 모든 관광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이네켄 양조장 투어- 1인당 16유로]

한인민박 주인 부부의 추천으로 우리는 밤에 야경으로 운하투어를 신청하기로 했다. 중요한건 우리가 간 5월에는 해가 매우 늦게 진다는 것이다. 대략 9-10시 사이에 해가 지니 그동안 암스테르담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암스테르담에 왔으니 암스테르담 사인에서 사진 한장은 찍어야 될 것 같은 뭔지모를 의무감에 이끌려 양조장에서 걸어 사인이 있는곳으로 가기로 했다.

Heineken Experience

네덜란드NL

I Amsterdam Sign

네덜란드NL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창이 넓고 깨끗해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암스테르담에서 먹는 첫 식사를 해보았다.

암스테르담은 아름다운 운하가 잘 발달되있고 유명한 화가들이 많은 활동을 펼쳤던 나라이니 만큼 대표화가인 고흐의 작품 또한 여기저기서 많이 접할 수 있다. 또한 한편으로는 대마초와 성문화가 굉장히 자유로운 나라로 알려져있다.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대마초와 관련된 열쇠고리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에선 상상 할 수 없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오픈되어있다. 길을 가다가 성박물관이 있어 우리나라와 어떤 점이 다를지 궁금하기도 하고 엄마도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하여 두 모녀가 성박물관을 다녀왔다. (자극적이고 노출적이고 ....이하생략)
[암스테르담 성박물관 : 5유로]

이제 기대하고 고대하던 운하투어를 하러 가보기로했다. 운하투어를 하는 곳은 조용하고 한적하니 암스테르담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배시간을 기다리면서 엄마와 포토타임을 가졌다.

우리가 운하투어를 시작 한 곳은 국립미술관 근처의 티켓박스이다. 밤이 다가올 수록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수 있으니 너무 늦지않게 가는게 좋겠다.

나는 사과쥬스, 엄마는 역시나 하이네켄 맥주. 테이블이 깔끔하고 양옆,천장까지 다 뚫려있어 구경하기 너무 좋게 되어있다. 왜 암스테르담 하면 운하가 떠오르는지 투어를 하면서 알게되었다. 각기 매력있는 보트들이 강 옆에 정박되어있는데 실제로 집처럼 사람이 사는 보트도 있었고 보트를 타고 실제로 우리가 버스타고 여행하듯 이곳 암스테르담 사람들도 보트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운하투어에서 시킨 음료는 투어를 하게되면 나눠주는 무료음료이니 웨이터가 와서 음료주문을 받을때 보통 돈받을까봐 괜찮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괜찮다고 하면 무료음료인데도 안마실거냐고 웨이터가 한번 물어보긴한다.. )
[운하투어 : 35유로 , 2인가격 ]

DAY 3

May 04 2017

사실 만물이 다시 시작하는 5월에 첫 시작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튤립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너무도 가보고 싶었던 튤립축제는 5월이 성수기여서 이때여야지만 네덜란드의 튜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하루종일 꽃과 함께하는 날이다.

5월의 네덜란드는 평균기온이 8-12도 정도 되니 따뜻한 가을옷 + 머플러 정도로 가지고 가면 된다. 특히 큐켄호프 튤립축제 갔을때의 날씨는 예상보다 쌀쌀하니 겉옷은 단단히, 안의 옷은 얼어죽지 않을정도의 멋부림이면 될 듯하다. 꽃의 빛깔이 화려하니 드레스코드는 너무 검은색의 옷보다는 하얀색의 옷을 입고가면 풍경과 잘 어울릴듯 하다. 인생사진을 많이 만들 수 있는 곳임은 분명하다.

5월에 네덜란드에 간다면 꼭 들려야 할 장소임에는 분명하다.
[큐켄호프 튤립축제 - 셔틀버스 왕복 포함해서 인당 24유로 ]

실컷 꽃구경 하고 와서 엄마랑 jumbo슈퍼에서 저녁에 먹을 거리들을 장을 봤다. 메뉴는 고추장찌개와 스테이크! 내가 스테이크를 굽고 엄마가 고추장찌개를 하기로했다. 맨날 혼자 여행 다니다가 엄마랑 다니니 유럽에서 고추장찌개를 다 먹어보고.. 엄마랑 여행하면 좋은점! 집밥을 외국에서도 먹을수있다는점~
장보고 숙소에와서 열심히 요리를 하고 있던 중에 민박주인 남편분이 퇴근하고 돌아오셨다. 퇴근 후에 혼자 저녁 챙겨먹을게 딱하여 엄마랑 내가 같이 요리한것들로 저녁 같이 먹자고 하여 그렇게 저녁만찬이 이루어졌다. 정말 친절하게도 엄마가 고추장을 한국에 놓고 온것을 굉장히 후회하면서 고추장타령을 하는걸 듣고는 한인슈퍼에서 퇴근하는 길에 고추장까지 사다주는 세심함과 친절함을 탑재하셨다. 평소에 가지고 있던 암스테르담 맥주들을 주인분이 하나씩 풀어주셨고 소믈리에처럼 맥주를 하나씩 음미하면서 즐거운 우리의 마지막 암스테르담의 하루가 지나갔다.

DAY 4

May 05 2017

암스테르담의 마지막 날이자 스위스로 넘어가는 첫 날이다.
우리는 스키폴공항까지 가서 비행기타고 스위스 취리히공항으로 가야했기에 아침에 6시부터 급하게 준비를 했다. 공항까지 시간이 애매해서 택시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친절한 주인분께서 우리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시고는 본인이 직접 차를 몰아서 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셨다.. 굉장히 죄송했지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차를 얻어타서 무사히 공항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여행에서는 멋있는 경치와 맛있는 음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대화들을 했느냐가 가장 큰 기억에 남고 그 기억들이 추억이 되어 그 여행지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 같다. 그 자그마한 선행이 나의 암스테르담이라는 기억속에 좋은 추억으로 자리잡았다.

스위스에서 여행할때에는 보통 스위스 패스를 끊는다. 우리도 스위스에서 4박 5일 머무를 일정이었기에 미리 한국에서 스위스패스를 끊었다. 스위스패스를 끊게되면 스위스 전지역의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어마무시한 스위스 물가 덕분에 패스는 2인 합쳐서 520.95프랑을 주고 미리 한국에서 구입했다. 우리나라돈으로 대략 60만원정도이다.

사실 스위스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3개월정도 파트타임 간호사로 근무를 하여 열심히 모은 돈 500만원을 가지고 유럽여행을 한달정도 다녀왔었다. 9월의 스위스는 예상했던 것 보다 따뜻했고 지금의 5월의 스위스보다는 조금 더 생명력이 없달까. 그래서 그런지 꼭 푸르른 들판위에 들꽃이 펼쳐진 스위스를 와보고 싶었다. 그때에는 혼자 여행중이었기에 게스트하우스에서 혼자 자고 혼자 밥을 먹고 눈 앞에 펼쳐진 설경과 자연이란 경이로움에 감탄을 하다가도 가끔은 외로웠으며 가족들 생각이 문득 나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와의 유럽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건 스위스였다.
엄마가 여행 가기 전 '자연경관은 그만 봐도 된다' 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스위스를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그동안 보았던 자연경관이랑은 다른 느낌을 줄 것이라 자신했기에 나의 여행리스트에 꼭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눈을 뜨면 맑은 공기와 함께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잠을 깰 수 있는 그런 아늑한 곳에서 잠을 꼭 자보고 싶었기에 경관이 좋아보이는 한인민박으로 우리의 소중한 3일을 맡겼다.

우리는 인터라켄 서역에 위치한 한인민박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탔다. 서역으로 바로 가는 기차가 없었기에 우리는 인터라켄 동역에서 내리게 되었다. 동역과 서역은 가깝고도 은근히 먼 거리이기에 우리는 숙소와 가까운 거리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정말 감탄사를 자아내는 풍경이 펼쳐졌다. 그때의 행복함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다시 한번 스위스를 왔구나라고 생각하게끔 벅찬 감정을 선물해주는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 숙소가 있는 곳은 조금 더 한산하고 산이 더 가까이에 있어 인터라켄 중심가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숙소가 구석 진 곳에 있어서 어디가 정문인지 몰라 잠시 헤맸지만 정말 고즈넉한 곳에 위치한 가정집 한인민박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한인민박 주인집 사장님은 스위스남편분을 둔 한국아주머님이셨다. 아들 둘과 레오라는 까만 개를 키우시는 굉장히 솔직하고 털털하면서 은근히 정이 많으신 분이었다. 이 곳에서는 한식을 먹어보나 했더니 조식은 따로 한식이 안나간다고 하였다. 일부러 한인민박으로 잡았는데 가는 곳마다 한식이 안되니.. 그때부터 엄마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주 다행히도 아주머님이 점심식사를 하시려던 찰나여서 밥을 안먹고 온 우리에게 점심으로 삼계탕을 나누어주셨다. 도착한 첫날부터 따스한 햇살과 구름한점 없는 맑은 스위스의 하늘이 우리를 반겼고 몇 안되는 맑은 날이라며 무조건 지금 나가서 놀아야된다는 아줌마의 말에 이끌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도시인 그린델발트에 가서 내가 갔었던 코스 그대로 엄마와 함께 하려고 원래의 일정을 조금 앞당겨 부지런히 나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그린델발트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위치한 숙소에서 조금 걸거야하는 인터라켄 동역에 위치해있다. 걸어가면서 5월에 보기 드문 설경과 푸르른 나무들의 조화를 볼 수 있었다.

스위스를 4년만에 가는 게 무색하게 모든 것들이 그대로였고 내가 걷던 이 익숙한 길들을 엄마와 같이 마주하고 걷고 있다는게 매우 신기하고 느낌이 이상했다. 서울에서는 1년만 지나도 모든 것이 몰라보게 변해가는데 이 곳은 마치 어렸을 때 시골 할머니네 집에 놀러갈 때 왠지 몰라도 구조가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길을 찾아가게 되는 그런 느낌. 그래서 다른 곳보다는 구글지도를 보지 않아도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역시 여행지는 같은 곳이더라도 사계절을 다 가봐야지 그 곳을 진정 담을 수 있다. 봄의 스위스는 정적이지만 그 안에 생동감이 있고 포근하고 매력적이었다.

꽃과 설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배경으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다.

인터라켄 동역에 도착하고서 우리는 그린델발트로 향했다. 가는 길목에 계곡이 흐르고 눈이 쌓인 설산 아래에는 민들레와 잔디가 푸르른 자태를 뽐내며 자라고 있었다. 성인이 되서 엄마와의 기차여행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기차타고 이곳 저곳 다녔을 것 같은데..(기억은 잘 안난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둘이 첫경험들을 많이 만들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린델발트에 도착하자마자 케이블 카를 타고 산에 올라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오늘까지 산으로 가는 케이블카가 재정비를 들어가고 내일부터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여행은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것이다. 날씨 좋은날 가면 아름다운 풍경들을 더 잘 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일 조금 날씨가 좋기를 바라면서 그린델발트는 내일 가는 것으로 일정을 미루었다.

그래도 날씨가 푸르르니 근처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조금 걷다보니 슬슬 배가 고파서 일단 우리는 기차를 다시 타고 동역 앞에 위치한 마트에서 장을 본 다음에 숙소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DAY 5

May 06 2017

오늘의 날씨는 흐림. 제발 비만 안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우리는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해 우비를 각자 챙기고 그린델발트로 향했다. 스위스 하면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것은 그린델발트에 올라가서 꼭대기에서 패달이 없는 트로티바이크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려오는 그 스릴하며, 그 와중에 그 광활한 대지위에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는 설경들은 굉장히 가슴벅찬 감동이다. 그 감동을 오늘 엄마와 같이 나눌 생각을 하니 엄마도 좋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기대감을 가지고 숙소를 나섰다.

내가 갔을때는 케이블카와 트로티바이크 , 피르스트 플라이어뿐이었는데 블로그에 찾아보니 절벽사이에 길을 뚫어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우선 굉장히 익스트림하지만 재밌을 것 같아 엄마와 나는 케이블카와 전망대 ,피르스트 플라리어, 트로티바이크 가격이 다 포함되어 있는 패키지를 선택했다.
(피르스트 패키지 : 62프랑)

이 높은 산을 케이블카 하나로 한번에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게 정말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힘 하나 안 들이고 볼 수 있는건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눈때문에 눈이 부셔서 눈을 잘 뜰 수 없음에 산을 올라갈 때 선글라스는 필수템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눈이 쌓인 길을 따라 절벽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올라가게되면 온통 내눈에는 새하얀 눈으로 가득차다. 그리고 조금 걸어가다 보면 절벽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절벽 사이로 철제다리를 설치해놓았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설치했나 싶을정도로 아찔하고 스위스사람들이 존경스러웠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보니 엄마가 더 대담하게 건너가고 나는 얼굴만 웃고있고 굉장히 무서워하고있는 듯한 표정들을 보였다.

이제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 바닥도 투명한 강화유리바닥이어서 아래를 보면 아찔하니 정면만 나도 모르게 의식적으로 정면만 보게 되었다. 전망대에서 사진 찍기 위해서는 긴 줄을 서야만 했는데 우리 뒤에는 우리처럼 같이 여행을 온 모녀 두분이 보였다. 어쩌다가 두분이랑 같이 말을 나누게 되었는데 두 모녀는 꽤나 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 같았고 돌아오는 추석 연휴에도 두분이서 여행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모녀와의 여행은 왠지 우리만 있을 것 같았는데 또 다른 모녀여행자를 보니 왠지 모를 동질감이 생기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실컷 전망대에서 설경을 구경하고 난 뒤에 우리는 피르스트 플라리어를 타러 갔다. 피르스트 플라이어는 전망대에서부터 트로티바이크 타는 곳까지 지미집으로 연결된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차피 패키지도 구입했고 나는 경험을 해봤지만 엄마에게도 재밌는 경험을 해주고 싶어서 우선 줄을 서면서 우리의 순서를 기다렸다. 그런데 줄이 너무 길었고 점점 빗줄기가 하나 둘 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많이 내리기 시작하여 일단 트로티바이크도 타야 했으므로 더 비가 많이 오기전에 케이블카를 타고 빨리 내려가서 트로티바이크를 타기로 했다.

어차피 산의 경사를 타고 내려오기 때문에 트로티바이크는 패달이 달려있지 않다. 그래서 브레이크로 속도 조절을 잘 해야만 한다. 내가 처음으로 탔을 때는 속도를 즐기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 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엄마에게도 내려갈때 브레이크를 잘 조절하면서 가라고 신신당부했다. 내 당부와는 달리 엄마는 굉장히 속도조절을 잘 하면서 베스트 드라이버 솜씨를 뽑내며 잘 내려가고 있기에 걱정없이 뒤따라갈 수 있었다. 이럴 때는 엄마의 이런 도전적이고 어떤 경험을 하던 두려움 없이 헤쳐나가는 모습이 참 멋있고 뿌듯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엄마의 이런 모습을 닮아서 어떤 것들을 할 때 편견 없이 도전하고 서스름없이 경험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한다. 모전자전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싶다.

높은 곳에서는 멀찌감치 아름다운 설경들을 마주할 수 있다면 내려갈 수록 아기자기한 집들과 푸르른 잔디, 그리고 노랗게 피어난 민들레가 스위스의 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면 잠깐씩 자전거를 멈추고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된다. 그게 이 트로티바이크의 장점이라고 해둘까. 이 긴 길들을 걸어서 내려가시는 부부를 봤는데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도 굉장히 긴데 언제 걸어서 내려갈까 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나름 그대로의 운치가 있으리.

거의 목적지가 도착해갈 때 쯤에 점점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가지고 있었던 우비를 꺼내입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더욱 더 속력을 박차서 가기로 했다. 비를 맞으며 스위스설산을 자전거 타고 내려가는 이 경험 또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원래 힘들수록 더 기억이 남는 법이니까.

오늘 비도 많이 맞았고 너무 힘들었으니 숙소에 가서 따뜻한 라면 한그릇 해야겠다. 그리고 내일은 드디어 스위스의 온천을 가기로 한 날! 모든 피로를 온천속에 다 녹여버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DAY 6

May 07 2017

오늘은 힐링하는 날! 스위스 온천은 기차 2번을 타고 버스 1번을 환승해야만 갈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긴 여정이니 만큼 오늘은 온천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기차 두번을 타고 버스를 탔는데 또 깊은 산속을 찾아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 산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서 버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정말 참으로 장관이었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드디어 온천이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산에 둘러 쌓여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춥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마을이었다.

이 곳 온천은 호텔 안에 딸려 있는 곳이었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온천을 이용할 수 있고 온천은 남녀 혼탕이기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간다. 수건은 무료로 제공하고 만약 30분이상 온천을 더 이용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목욕할 때 쓰는 용품들은 가지고 가야 한다.
[온천이용금액 : 92.50프랑/2인기준]

온천 물은 그냥 따뜻한 정도이고 온천은 살짝 수영장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 물마사지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누워 피로를 풀기에는 좋다. 스위스 산맥에 둘러쌓여 있는 온천에서 언제 온천욕을 해보겠는가. 특별한 경험이었다. 살짝 아쉬운 것은 수온이 조금 더 높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사우나를 가는 엄마에게는 스위스 뷰가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목욕탕과 별 다를바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에게는 좀 더 몸이 익는듯한 온도가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조금 출출해지는 느낌이 들어 엄마와 온천장 내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다 . 스위스에서 처음 먹어보는 외식이었다. 간단히 파스타와 샌드위치를 시키기로 했다.

엄청나게 맛있고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간단히 먹기에 나쁘지 않은 음식이었다. 역시 음식은 우리나라가 최고다. 맥주한잔에 점심을 먹고 나서 나는 다시 온천욕을 하러 가고 엄마는 많이 피곤했는지 한숨 잔다고 하여 실내온천장에서 잠을 청했다.

수온이 그리 높지않아서 그런지 오랫동안 온천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대신 온몸이 쭈글쭈글해지는건 감안해야한다. 혼자서 마지막까지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데 같은 민박에 머물고 있는 여자투숙객들을 마주쳤다. 반가운마음에 아는 척을 할까말까하다가 아는 척을 했다. 대학동기 친구들 2명이서 여행을 왔다고 한다. 나도 한번은 혼자서 왔고, 두번째는 엄마랑 왔으니, 다음번에는 친구나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오고 이 아름다운 스위스를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온천욕을 즐기고 숙소를 향했다. 마침 딱 배가 고팠는데 어제 단체손님들이 나가면서 가져오신 인스턴트 한식요리들을 완전히 숙소에 다 주고 갔던 것이다. 사장님이 기분이 좋으셨는지 오늘은 한식을 같이 먹자고 하셨다. 온천욕도 하고왔는데 맛있는 한식도 먹고 오늘은 여러모로 좋은 날이다! 이 기세를 몰아 내일까지 좋은 마무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DAY 7

May 08 2017

스위스하면 비정상적인 물색깔을 자랑하는 강과 호수가 떠오른다. 내가 처음 유럽을 왔을 때 , 특히 스위스에 왔을때 취리히에서 인터라켄까지 유람선을 타고 왔다. 오면서 내 눈을 자극하는 에메랄드 빛 물색깔을 보면서 마치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물색깔이기 때문이다. 유럽물은 석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물색깔이 에메랄드 빛이라고 한다. 스위스에 오면 엄마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들은 이 아름다운 강과 호수였다. 원래는 첫날 유람선을 타고 스위스를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유람선 스케줄도 안맞고 날씨는 너무 좋아서 그린델발트 먼저 가야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아름다운 강물을 볼 수 없었다. 대신 한국에서 스위스 호수를 찾아보다가 한국인 관광객도 드물고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는 아름다운 호수를 발견해서 꼭 이곳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여행리스트에 올렸다. 그래서 오늘은 대망의 블라우제 호수를 가는 날이다.

블라우제 호수로 가는 길은 기차를 한번 타고 내려서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오늘 날씨는 흐림이었지만 제대로 물색깔이 빛을 발휘하기를 바라면서 신나는 마음으로 내렸다.

블라우제호수에 도착한 순간 역시 내가 상상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서 너무 감동스럽고 기뻤다. 도착하자마자 너무 이쁘다는 말만 연발했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마치 엘프가 살것만 같은 곳이었다.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호수가 엘프들의 마을이라면 이곳은 엘프들의 목욕탕 정도라고 해두자. 물이 너무 투명해서 물고기들이 몇마리 있는지 다 보이고 각자 다른 색깔을 보이는 나무들이 물에 반영되서 더욱더 청롱한 빛을 뽐냈다.

열심히 구경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온 신혼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사진을 찍어주셨다.

이 호수에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가 망부석이 된 아내가 호수 아래에 잠들어있다는데 조금 가다 보니 진짜로 여자처럼 보이는 돌이 호수 아래에 있었다. 물이 너무 투명하니 마치 돌이 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이 호수는 정말 숨겨진 원석같은 곳이었다. 그날을 생각하니 마치 그곳을 산책하고 있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DAY 8

May 09 2017

이번 여행은 엄마의 재능기부가 가끔식 빛을 발휘했다. 오늘은 스위스에서 보내는 마지막날~! 우리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미용사일을 하셨다. 지금은 비록 미용실에서 일을 하고있지는 않지만 아빠의 전문 미용사이다. 가끔씩 아빠 머리를 잘라주는 엄마를 볼 때면 '아, 엄마가 미용사였지' 잊고있었던 사실을 가끔씩 깨닫곤 한다.
사장님께서는 스위스에서 미용실이 비싸고 매번 가기가 힘들어서 아예 미용도구를 사놓으시고는 본인이 머리를 자르신다고 한다. 엄마가 어느날 그말을 듣더니 가기전에 머리를 본인이 잘라주겠다고 말하였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나이도 비슷하고 자녀 나이 또한 비슷한 이 두 엄마의 투샷은 굉장히 보기가 좋다. 한명은 한국에서, 한명은 스위스에서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여행객으로, 민박사장님으로 이 곳 스위스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행복한 두분의 얼굴을 보니 다 또한 자연스레 미소가 나왔다.
여행 막바지에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여행갔다온 곳 중에서 어디가 제일 좋았어?" 라고 . 엄마는 스위스가 제 일 좋았다고 한다. 다음에는 겨울에 와서 설산에서 스키를 타보고 싶다고 한다. 만약에 엄마가 더 나이 들기전에 유럽에 한번 더 오게된다면 겨울에 스위스에 와서 같이 설산에서 스키를 타보고 싶다. 엄마와의 유럽여행은 나의 가장 큰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지만 그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나서 또 다른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생겼다.

인터라켄 서역

스위스CH

바젤

스위스CH

우리는 이제 스위스의 큰 도시중에 하나인 바젤로 이동한다. 유럽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 프랑스와 스위스가 가깝긴 하나 어떻게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가깝게 이동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바젤이라는 도시가 프랑스 서부와 버스로 2시간내외라는 정보를 알아내고는 그렇게 동선을 짜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의 스위스 마지막 도시가 되었다. 사실, 스위스에 더 이쁜 곳도 여러군데 가고 싶었으나 마지막날이니 만큼 천천히 둘러보고 쉬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젤로 넘어가기전에 스위스느낌이 나는 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한 숨 쉬다가 바젤을 가게 되었다.

우리의 바젤 숙소는 트렘을 타고 몇정거장을 가면 나오는 비즈니스 호텔이었다. 깔끔하고 인테리어가 세련되었다. 숙소에 짐을 먼저 정리한 다음 우리는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스위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자연, 그리고 유명한 명품 시계, 그리고 은행이다. 이 곳 바젤은 유난히 회사원들이 눈에 많이 띄었으며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잘생긴 훈남아저씨들이 많았다.

나는 스위스산 흑맥주를 , 엄마는 에일라거를 시켜먹었다. 점점 엄마도 유럽의 맥주에 입맛을 적응시켜 나가는 듯하다 . 우리는 내일을 위해서 천천히 음식과 맥주를 마시면서 오늘 밤을 즐기기로 했다.

스위스의 마지막날이니 만큼 두 나라를 여행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고 어디가 좋았는지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하면서 엄마가 힘겹게 본인의 살아온 세월을 꺼냈다. 어린나이에 시집을 가서 힘들게 일을 하고 어떻게 나를 키워왔는지. 그리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엄마가 살아온 세월은 곧 내가 자라온 세월이나 마찬가지이다. 엄마는 나를 키우면서 성숙해갔고 어린나이에 책임감, 가장으로서의삶, 치열하게 살아가야만 했을 것이다. 나는 엄마가 아니기에 그 힘겨웠을 마음의 고통을 반의반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도 사회생활을 해보니 28살이라는 나이에도 나의 직업, 결혼관, 나라는 사람에대한 정의, 자아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끊임없이 하는데 그 어린나이에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는 그렇게 고민할 시간도 , 여유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드니 한편으로 미안한 감정, 같은 여자로서의 연민, 그리고 크나큰 고마움이 있었다.
엄마가 우는 동안 같이 울지 못했다. 그냥 같이 벅차서 울어도 될 것 같은데 엄마앞에서 항상 나는 쎄보이고 싶고 강해보이고 싶은가 보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그냥 엄마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고 싶었다. 여행을 하면서 엄마의 또다른 이면을 발견하게 되었고 앞으로 내가 더 열심히 살아가야할 이유를 만들어 주었다. 나도 앞으로도 엄마처럼 책임감있게 묵묵히 본인의 역할을 다하며 살고 싶다.

DAY 9

May 10 2017

오늘은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날이다.
그래도 바젤이라는 곳을 아예 안보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남아서 아침 일찍 간단하게 먹고서 바젤을 한바퀴 산책하기로 했다.

숙소 뒷쪽 언덕으로 걸어가다 보면 큰 광장이 나오고 그 안쪽에 보면 자그마한 교회가 있다.

교회를 들어가기 전에는 바젤 도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그곳에서 잠깐 도시를 눈에 담은 다음에 교회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아치형으로 생긴 기둥으로 햇살이 비추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었다. 그리고 벽면 곳곳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진 목재조각들이 걸려있었다.

교회를 한바퀴 둘러본 후에 프랑스로 가는 버스를 타기 전 스위스 스타벅스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했다. 스위스의 찬 기운을 녹여주는 커피 한잔에 몸을 한번 녹여내고 우리는 프랑스의 서부지역인 스트라스부르로 향했다.

바젤

스위스CH

스트라스부르

프랑스FR

2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나 짧은 거리에 두 국가가 나란히 마주하고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할 때 내가 느낀 인상은 참 마을이 아기자기하고 동화같다는 것이다. 여행을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내가 생각보다 큰 도시보다는 작은 소도시의 아담하고 고즈넉한 느낌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 파리보다는 스트라스부르같은 소도시가 여행가기전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었던 곳이었다. 사실 엄마와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집에서 엄마랑 술을 한잔 하면서 "엄마는 개인적으로 어떤 나라에 제일 가고 싶어?"라고 물어봤을 때 죽기전에 프랑스 파리를 가장 가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부터다. 누구나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 우리 나이 또래들은 그 버킷리스트를 매년 새로 적으면서 신년에 보람찬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다짐하고는 한다. 하지만 우리 엄마아빠 세대는 다르다. 먹고 살기 바빴을 시절에 버킷리스트 따위는 사치였을 것이다. 그렇게 여유라는 사치를 못부려봤을 엄마를 위해 엄마와의 길고 긴 해외여행을 한순간에 고민도 없이 계획하게 되었다. '그래, 엄마의 버킷리스트를 위한 여행을 계획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성인이 된 내가 엄마에게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 기뻤다. 그리고 매년 해외여행을 나 혼자 가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그 안에 담겨있었고 그때마다 멀리 낯선 곳에 갈때마다 걱정하며 마음졸이는 엄마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간접경험보다는 직접경험으로 체험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프랑스에 처음 온걸 환영해라고 하는듯 날씨는 화창했고 이 날을 위해 준비한 예쁜 원피스도 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짐을 풀고 스트라스부르의 명소인 노트르담대성당을 가기로 했다. 겨울에는 이 거리에서 크리스마스마켓이 화려하게 열린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여유롭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앞에서 보면 성당의 크기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유럽여행 다니면서 수많은 성당을 가봤지만 성당이 주는 웅장함과 정교한 조각들은 입이 떡 벌어질만하다. 작은 도시안에 이렇게 큰 성당이 있으니 더 커보이고 더 위대해보이는 느낌이었다.

성당안에는 화려한 느낌보다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몰려있는 장소가 나온다. 그 곳에는 옛날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만큼 정교하고 웅장한 시계가 있었다. 각자 하나하나 의미가 담긴 시계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고 나면 그 시계가 왜 이 성당의 중심이 되는지 알 수가 있다. 맨 꼭대기에는 각기 다른 인형들이 10분마다 지나가는데 아이부터 청년, 노인, 해골 이런 순서대로 나오는데 삶의 시작과 끝의 여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런 내용들을 시계에 반영할 생각을 하다니 놀라울 뿐이다.

자정 12시가 되면 다른 인형들까지 같이 움직이면서 음악이 흘러나온다고 한다. 그때는 유료로 성당을 개장하고 그 아름다운 시계의 선율과 움직임을 사람들이 보기 위해 몰려들 것이다. 보지는 못했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싶다.

엄마는 어떤 소원을 빌고 있을까.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 엄마 모습을 지켜보며 스트라스부르에서 조용하고 간절히 빌었던 엄마의 소원과 기도가 하늘 위까지 전달되었길 바란다.

스트라스부르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엄마랑 같이 걷기로 했다. 쁘띠프랑스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명칭은 바로 스트라스부르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도 쁘띠프랑스가 있는데 불어로 작은 프랑스마을이라는 것이고 굉장히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몰려있어 동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여자들이 개인적으로 좋아할 만한 곳이다.

스트라스부르는 강 위에 바로 집들이 있었다. 비가 오면 금방이라도 집에 물이 들어갈 것 같은 거리에 어떻게 이런 집들을 지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가까운 곳에 집들이 지어져있는게 신기했다. 우리나라처럼 비가 한번에 많이 오지 않는 도시인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을 건너기위한 다리가 곳곳에 있고 유럽느낌 물씬나는 큼지막한 돌들이 인상적이다. 바닥만 봐도 이 곳이 유럽임을 알게 해주었다. 우리나라는 현대적으로 콘크리트를 이용한 바닥이 일반적이지만 유럽에 가면 옛스러운 돌길들이 더욱 새롭게 다가오고 현대적인것과 전통적인 것들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는 그림같은 하늘과 동화같은 마을이 어우러져 흔히 말하는 인생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다.

스트라스부르에는 신기한 다리가 있다. 배가 지나가면 마법처럼 다리가 문을 열면서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어준다. 그리고 배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다리가 되어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어준다.

스트라스부르는 옛날 독일의 식민지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된 건물들의 느낌은 독일집들과 흡사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한옥마을에 가면 그저 우리는 우리나라 한옥처럼 생각하고 구경하고 좋아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일본식 기와들과 일본식 한옥들이 많은데 우리들은 그걸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나라마다 각자 아픈 역사가 있다. 프랑스 또한 오랜시간동안 여러 전쟁들을 견뎌내면서 그 상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름다운 동화같은 마을에도 상처뿌리가 있다.

실컷 구경하는 동안 해가 점점 자취를 감기 시작하면서 밤이 찾아왔다. 배가 고파 인근에 아기자기한 레스토랑을 들어갔다.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인만큼 요리가 코스로 짜여져있었다. 에피타이져부터 시작해서 메인요리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까지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맥주사랑 엄마는 1L짜리 맥주를 , 나는 화이트와인을 시켰다. 빨간색 체크무늬 테이블보와 곳곳에 빨간색 하트로 꾸며져있는 아기자기한 실내 인테리어는 여기 레스토랑 주인의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취향을 엿볼 수 있었다.

메인요리는 양배추와 소시지,돼지고기,감자를 삶은 요리였다. 은근히 잘 어울리는 조화였다.

디저트는 스윗한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였다.

알차게 구성된 프랑스 음식을 먹고 나서 살짝 기분좋게 알딸딸한 상태에서 숙소를 향했다. 숙소에 가는길에 눈에 들어온 건 화려하게 빛나는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밤에 보는 성당의 야경은 낮에 보는 것보다 더 품위있고 격조있어보였다. 알딸딸한 상태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있으니 너무 기분좋아서 엄마랑 같이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DAY 10

May 11 2017

프랑스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이다. 오늘은 엄마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파리에 가는 날이다. 제발 날씨가 좋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갔다. 기차역에서 가는 길에 프랑스 빵을 사먹었다. 역시 제과가 유명한 프랑스 답게 빵오쇼콜라의 맛이 환상적이었다. 길거리에서 아무거나 사먹는 빵조차도 너무 맛있다. 바게트밖에 모르던 엄마도 프랑스 빵맛을 보더니 빵의 맛에 매료되었다.

스트라스부르

프랑스FR

파리

프랑스FR

TGV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KTX같은 기차를 타고 프랑스로 향했다.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 티켓을 샀다. 까르네라는 지하철 티켓은 10묶음으로 되어있어서 같이 2명이서 쉐어를 해서 쓸 수 있다.
[까르네 10권 티켓 : 14.50유로]

지하철을 한번 환승하면 우리가 묵고자 하는 숙소가 나온다. 우리가 프랑스 파리에서 묵을 숙소는 한인민박이다. 숙소에 가자마자 우릴 반기는 건 엄마나이쯤으로 되보이는 여성분이었다. 프랑스에서 딸과 둘이서 같이 살고 계신다고 했다. 남편과 아들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오자마자 약속이 있어서 나가신다고 하면서 프랑스에 흔히 오지 않는 맑은 날씨라며 오늘 베르사유 궁전 가는것을 추천하셨다. 원래 일정으로는 내일 가는게 맞는데 스위스갔을 때처럼 날씨사정에 따라서 일정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아주머님의 추천대로 우리는 베르사유 궁전을 오늘 가기로 했다. 오후쯤 도착해서 그곳까지 가면 늦지않을까 걱정은 되었지만 맑은날의 베르사유를 보고 싶기에 발걸음을 재촉해서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조금 헤매긴 했지만 무사히 베르사유 궁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황금색으로 치장된 대문만 봐도 베르사유의 화려함과 웅장암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베르사유궁전 내부를 구경하기로 했다. 어떤 자태를 뽐내고 있을지 구경하기 전부터 너무 설레였다.

베르사유 궁전은 정원만 해도 몇천평이라고 한다. 그걸 오늘안에 다 볼수 있을지...아마도 다 못볼 것이다. 자전거로 둘러봐야 다 볼까말까한 곳이라고 하니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프랑스도 왕의거처와 왕비나 공부의 거처가 따로 분리되어있다. 왕의 거처를 둘러 본 뒤에 우리는 왕비와 공주들의 거처를 구경하러 갔다. 방들은 파스텔톤으로 화려하게 꾸며져있었고 방만 봐도 프랑스 왕족들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화려하게 살아왔는가를 알 수가 있었다.
방만 구경하는데만 3시간이 넘었고 곧 궁전이 문을 닫을 시간이 다되어가서 우리는 정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정원은 눈으로 봐서는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정도로 넓디넓었다. 우리는 걸어서 구경했지만 여기서는 자전거를 타거나 꼬마기차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으로 보는것처럼 물가를 중심으로 해서 옆에 나란히 숲처럼 보이는 곳은 중간중간 길이 나있는데 그 곳에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힘들것처럼 보여 들어가는게 엄두가 안나는 곳이었다. 베르사유 궁전은 서울시의 하나의 구정도의 규모와 크기를 자랑하는 만큼 옛날 프랑스 조상들이 프랑스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지었다라고 하는 것들이 어떤 의미일지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었다.

우리는 너무 오래 걸어 정원에서 잠깐 쉬다가 가기로했다. 다시 돌아가는 것만 남았는데 너무 정원이 넓다보니 다시 궁전밖을 나가는 것도 일이었다. 엄마랑 앉아서 쉬고 있는데 조정선수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배를 가지고 와서 정원 물가에서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옛날 궁전에서 현재 선수들이 조정연습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에선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는 궁전을 다 둘러 본 후에 베르사유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갔다. 저녁에 프랑스 야경을 보기 전
우리는 먼저 저녁을 먹기로했다. 저녁은 프랑스의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곳에서 먹기로했다. 프랑스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그건 바로 달팽이요리인 에스까르고이다. 그리고 프랑스맥주인 1664 블랑 맥주도 너무 마셔보고 싶었다. 그래서 맥주는 블랑으로, 그리고 코스요리중에 에피타이져로 에스까르고를 시켰다. 나머지는 아보카도 샐러드와 고기요리를 시켰다.

한국에서 먹는 블랑 맥주는 조금 더 아로마향이 더 강하다면 프랑스의 블랑맥주는 좀 더 라거맛이 강한 맥주였다. 생각했던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던 것 같다

우리는 저녁을 맛있게 먹고 프랑스의 밤야경을 볼 수 있는 밤거리를 걷기로 했다. 원래는 유람선을 타고 구경하려고 했었으나 네덜란드에서 이미 유람선을 한번 타보기도 했고 걸으면서 천천히 둘러보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보를 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선택한 것 같다. 해질녘이어서 하늘은 무지개빛으로 물들었고 프랑스의 로맨틱함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건축물과 사랑의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 이 모든게 내가 프랑스 파리에 왔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밤이었다.

DAY 11

May 12 2017

오늘은 엄마와 가장 보고싶었던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보러 가는 날이다. 낮에가서 찬찬히 둘러보다가 밤의 야경까지 보고 올계획이다. 숙소에서 에펠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20분정도 걸어가면 에펠탑이 나온다. 걸어가는 길에 멀리서 점점 가까워지는 에펠탑을 보고서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리는 먼저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수제햄버거 하나와 칼로리폭탄 초콜릿잼이 듬뿍 들어있는 팬케이크를 시켰다. 이제는 엄마나 나나 빵으로 끼니를 떼우는데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에펠탑이 잘 보이는 명소는 두 곳이 있다.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기 좋은 샹 드 마르스 공원, 위에서 에펠탑을 전체적으로 바라다볼 수 있는 샤이오궁 이렇게 두군데이다. 우리는 먼저 공원쪽으로 가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 쉬어 가기로했다. 위에 사진을 엄마가 찍어 줄 때 나름 이벤트가 하나 있었다. 엄마랑 아들 두명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뚱뚱한 남자애가 오더니 갑자기 나랑 같이 사진찍자고 나한테 달려드는 것이다. 정신이 없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을 때 엄마가 갑자기 소리쳤다. "야! 너!!" 이렇게 말이다. 알고보니 가족 소매치기단이었고 내가 맨 가방문을 손으로 열고 있는것을 엄마가 보고는 소리친 것이다. 순식간에 그 남자애는 도망가버렸다. 유럽여행 다닐동안 소매치기란 것을 한번도 당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프랑스 파리에서 당할 뻔하다니. 그때부터 가방 지퍼를 꼭 손으로 감싸고 여행을 다녔다는 후문이다.

우리는 맥주 한병씩 사서 숙소앞에서 산 체리를 안주삼아 느긋한 프랑스의 오후를 즐겼다. 위에 에펠탑 앞에서 엄마랑 같이 맥주CF 찍는 듯한 사진은 내가 애정하는 사진들 중 하나이다.

맥주 한잔을 하고 우리는 위에서 에펠탑을 보기 위해 샤이오궁으로 향했다. 엄마는 많이 걸어서 피곤했는지 잠깐 앉아서 쉬어간다고 하여 나 혼자 먼저 샤이오궁에 가서 에펠탑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공원에서는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고 크게만 느껴졌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은 전체적으로 볼 수있어서 좋았다.

엄마는 진정한 배낭여행자였다. 여행내내 배낭을 메고 다녔고 힘든 내색 한번 하지않았다. 사실 엄마나이에 이렇게 자유여행을 하면서 젊은 나와 같이 돌아다니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엄마도 우리와 같은 세대에 태어났으면 좀 더 자유롭게 나처럼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여러가지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지만 앞으로라도 같이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엄마의 버킷리스트를 이룬 의미있는 날이다. 이제 엄마친구들에게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본 것에 대해서 자랑도 할 수 있고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겠지.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어떤 장소보다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다.

유럽의 밤은 너무 늦게 찾아온다. 9시가 되어야지 점점 해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펠탑의 야경을보려면 많이 기다려야했다. 그래서 우리는 좀 이른 저녁을 먹기로했다. 레스토랑에서 느긋하게 쉬면서 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엄마는 오늘도 1L맥주와 함께, 나는 처음 맛보는 프랑스 맥주를 시켰다. 우리가 들어간 레스토랑에 서빙해주는 훈남 웨이터가 있었다. 키가 크고 모델같이 생긴 웨이터였는데 엄마가 보더니 잘생겼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맥주를 반잔까지 마신 상태에서 나보고 저 웨이터한테 잘생겼다고 전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엄마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느꼈던지 지나가면서 나에게 뭐가 필요한지 묻길래 "우리 엄마가 너 잘생겼다고 전해달래"라고 말하니 쑥스러워하면서 고맙다고 말하고 지나갔다. 우리 엄마의 흥은 역시 못말린다.

느긋하게 저녁을 마치고 다른 웨이터한테 계산을 부탁하는데 기다리라고 하더니 그 훈남웨이터가 계산을 해줄 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계산을 하고 가려는데 그 웨이터가 갑자기 "너도 이뻐"라고 하는 것이다. 역시 스윗한 프랑스 남자들. 감사하다고 하고 나와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흐뭇하게 웃는다. 여러모로 기분좋은 저녁식사였다.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에펠탑을 향했다.

에펠탑에 드디어 불이 들어왔다. 원래는 반짝반짝 불이 들어올줄 알았는데 이 또한 반짝거리는 시간이 있다고 한다. 에펠탑 열쇠고리 노점상 청년에게 정보를 알아내고 엄마가 기념품으로 열쇠고리랑 에펠탑 조형물을 사가자고 하여 기념품으로 몇개를 사고 우리는 에펠탑이 반짝거릴때까지 기다렸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비가 한두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엄마는 우비를 꺼내입었고 나는 오들오들 떨면서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비가 와서 그런지 거리에 오고가는 차들과 에펠탑의 노란 불빛이 도로에 반사되면서 더욱 운치있는 배경을 만들어냈다. 춥기는 했지만 그래도 에펠탑이 반짝거릴 때는 너무 아름답고 흥분되면서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었다. 에펠탑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흉측한 조형물이라고 모든 프랑스인들의 질탄을 받았지만 이렇게 프랑스의 랜드마크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추운 날씨에 오래 있으면 다음 여행에 지장이 될 것 같아서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에펠탑을 뒤로 하고 숙소를 향했다.

DAY 12

May 13 2017

오늘은 처음으로 프랑스 교외로 떠나는 날이다. 바로 몽생미쉘이다.
몽생미쉘은 바로 프랑스 수도원인데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수도원이다. 둘이서 찾아가는 것은 무리일 듯 하여 한국에서 패키지 신청을 미리 예약해서 가기로했다. 인생 첫 패키지라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바라면서 엄마와 아침 일찍 패키지 투어 만남장소를 향했다. 만남장소는 바로 개선문 앞 샹젤리제 거리였다.

패키지 투어 챠랑이 오기 전까지 엄마랑 사진찍으면서 기다렸다. 그 결과 맘에드는 결과물이 나왔다.

우리는 몽생미셸을 가기전 옹플뢰르라는 작은 항구도시에서 오후동안 잠깐 구경하고 갈 예정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몽생미셸도 좋았지만 옹플뢰르도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모네가 옹플뢰르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모네의 작품 배경이 된 건축물들이 있었다.

우리가 시내로 가는길에 모네의 작품 배경이 된 교회가 있었다. 교회는 목조건물로 되어있었고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듯하였다. 가이드분께서는 이 지역 특산물로 스파클링사과주가 유명하다고 시음을 권하였다. 맛보고서 느낀 건 살짝 알코올맛 나는 사과쥬스맛이었다. 그렇게 그다지 끌리지는 않는 맛이고 여행 내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닐 것이 걱정이되어 그냥 사지 않기로 했다.

가이드는 우리를 어떤 교회안으로 안내하였다. 엄마랑 나는 사진을 찍느라 계속 한발씩 느리게 따라갔지만 인상깊었던 내용은 노르망디족들이 교회를 만들때 어떤식으로 지붕을 만들지 몰라 아예 배가 뒤집어진 방식으로 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교회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하면서 지붕이 참 인상깊은 곳이었다.

조금 걸어가다보면 항구가 나온다. 작은 배들이 옹기종기 사이좋게 선박되어있었고 항구를 중심으로 레스토랑과 호텔들이 들어서 있었다. 재밌는 것은 한쪽은 구시가지이고 한쪽은 신시가지여서 그 둘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가이드분이 한명씩 항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셨다. 나보고는 사진을 한두번 찍어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고 하시면서 기분좋게 찍어주셨다.

우리는 항구에 앉아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난 후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돌아보았다. 구시가지는 옛스럽고 오래된 거리 곳곳이 주는 분위기라면 신시가지는 색감도 다양하고 이쁘게 꾸며놓은 상점들도 많이 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몽생미셸로 출발하게 되었다.

옹플뢰르

프랑스FR

몽생미셸 섬

프랑스FR

도착하자마자 양들이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고 저 끝에 바다한가운데 신비로운 섬 하나가 있었다. 우리의 여정중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도착해서 셔틀버스를 타고 몽생미셸섬까지 이동했다. 패키지 투어지만 몽생미셸 입장원은 별도로 구매해야해서 지불하고 투어를 시작했다.
(입장권 : 인당 30유로)

몽생미셸은 이번 엄마와의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이다. 수도원은 바다한가운데 지어져 프랑스전쟁에서도 유일하게 제 모습을 지켜낸 곳이라 한다. 아직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남겨져있는 곳. 가이드를 시작하기전에 현지가이드를 소개하고 현지가이드의 말들을 한국인가이드가 번역안내하였다. 몽생미셸 수도원 안은 화려함보다는 세월을 나타내주고 오래된 유적처럼 공간을 재현하기보다는 그 유적공간을 보여주고 상상하게끔 설명을 해주었다. 골목골목마다 상점이 있는데 간판이 인상적이었다. 간판만 보면 어떤걸 파는지 알수있게끔 말이다. 예를 들어 열쇠가 그려져있으면 열쇠를 파는곳. 이렇게 말이다.

우리가 갔을때에는 썰물때여서 바닷물이 다 빠져있었다. 만약 바닷물이 있었다면 좀 더 신비로운 느낌이 많이 들었을 것 같다.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느낌이랄까!

성 투어를 모두 마치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처음에 가이드가 설명한 양고기 맛집으로 가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떤 한 배낭여행객이 있었는데 혼자 먹기가 그랬는지 같이 저녁먹자고 해서 엄마와 나는 흔쾌히 수락했고 같이 저녁먹으로 이동하였다. 내려가는 길에 들린 아기자기한 성당도 너무 아름다웠고 거리가 모두 아기자기하게 이뻐서 구경하면서 내려갔다.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서 한번도 양고기를 먹어본 적이없다. 사실 양고기에 대한 편견이있었던건 사실이다. 양고기는 무조건 다 냄새나고 향신료맛이 강하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선 먹고싶다는 생각조차, 시도조차 지금까지 안했기 때문이다. 여기와서 양고기에 도전한다는건 어쩌면 몽생미셸 사람들의 양고기에 대한 자부심을 한번 믿어볼까 하는 마음과 여행이 주는 도전의식이랄까. 그리고 어린양고기만 취급해서 양고기를 처음 먹는 사람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다고 가이드가 이야기 해주어서 양갈비를 하나 시켰다. 그리고 양갈비를 처음 먹어본 소감은.. 뭐랄까 되게 부드럽고 다행히 냄새는 나지 않았으며 조금 질긴 소고기같았다. 거기에 몽생미셸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몽생미셸 맥주를 생맥주로 먹었는데 살짝 화이트에일맛이 나면서 달달하고 맛있었다. 사실 맥주는 내 취향이었다.(엄마는 별로라고 했지만) . 즐거운 저녁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하이라이트인 몽생미셸의 마지막 야경투어를 하러 갔다.

맥주 두잔 마셨을 뿐인데 취기가 올라왔다. 수도원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도수가 강한것인가;; 엄마랑 나는 기분이 좋아서 아름다운 몽생미셸을 배경으로 사진을 계속 찍었다. 지금 아니면 또 다시 이 몽생미셸에 언제 올까라는 생각으로 그랬던 것 같다. 밤에 보는 몽생미셸은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가이드가 같이 온사람들끼리 묶어서 dslr 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표정만 보면 우리 둘이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었을 것 같다. 사진을 받아서 보니 둘다 세상 그렇게 해맑을 수가 없다. 사진에서 보니 그때의 감정과 행복감이 다시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 시간에 그 공간속에서 참으로 행복했구나. 그거면 됐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그거 하나이니까!

DAY 13

May 14 2017

여행의 반이 지나가고 있다. 프랑스여행의 마무리를 할 때쯤 엄마와 나는 둘다 지쳐있었다. 장기여행이기 때문에 아무리 여유롭게 돌아다닌다 해도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몽마르뜨언덕에 갔다가 필요한 물건들 쇼핑좀 하고 일찍 집에와서 쉬는 일정을 선택했다. 내일 또 스페인으로 넘어가야 했기 때문에 오늘은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했다. 몽마르뜨 언덕을 찾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그래서 길을 조금 헤매기도 했는데 공동묘지쪽을 두번정도 왔다갔다했다. 사실 프랑스의 묘지는 우리나라 묘지랑 느낌이 달라서 으스스한 느낌은 안들었지만 광활한 광장같은 곳이 온통 묘지뿐이라는 생각에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기도했다. 다행히 주변사람의 도움을 얻어서 몽마르뜨언덕 가는길을 알아냈다. 가는길에 사람들이 많은곳이 있길래 그냥 지나치기 그래서 들려서 가기로했다. 그곳은 바로 사랑해벽이었다. 사랑해라는 전세계의 언어를 담아놓은 벽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나라 말이 있는지 찾았다. 역시 우리나라 말이 군데군데 많이 있었다. 그곳에서 또 인증샷을 남겼다.

역시 우리나라말이라 눈에 참 잘 띄었다. 다른 나라 말은 굉장히 긴데 딱 간편하게 세글자 크게 있어서 더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오늘 드레스코드가 화이트여서 그런지 벽배경이랑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그냥 지나쳤으면 아쉬울 뻔했다.

몽마르뜨 언덕 주변에는 자기만의 색깔이 담긴 편집샵들이 가득했다. 언덕 중간중간에 들어가서 보았는데 개성이 뚜렷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길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우리는 드디어 몽마르뜨 언덕에 도착했다. 몽마르뜨 언덕에 에펠탑 만큼이나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조금 더 경계를 했던 것 같다. 한번의 안좋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조심했다. 언덕을 올라가니 탁 트인 파리시내 전망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유롭게 구경을 못한건 참 아쉬웠지만 그래도 안올라왔으면 후회했을것이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몽마르뜨 주변 음식점에 들어가서 커피와 빵으로 잠깐 배를 채웠다. 그리고 마레지구를 구경하러 이동했다.

마레지구는 프랑스파리의 대표적인 쇼핑거리이다. 그 중에 여러가지 잡화점으로 유명한 마레지구의 메르시를 갔다. 메르시 입구에 보면 메르시의 상징 빨간자동차가 있다. 사람들 모두 여기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곤했다. 우리도 쇼핑하기전에 여기서 사진을 찍고 들어갔다. 둘러보긴했는데 우리가 살만한건 딱히 없어서 구경만 하고는 나왔다. 엄마는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중간에 숙소에 먼저 들어가서 쉬겠다고 했다. 나도 피곤해서 숙소에 들어가서 쉬고싶었지만 프랑스의 유명한 약국화장품가게인 몽쥬약국에 들러서 기념품을 사야했고 몽생미셸에서 만났던 언니와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해서 엄마만 숙소에 데려다주고 나는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엄마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몽생미셸에서 동행한 언니와 만나 저녁을 함께 먹었다. 내가 밥먹고 몽쥬약국에 간다고 하니 그 언니도 살게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몽쥬약국에 들러서 쇼핑을 했다. 그리고 9시쯤 숙소 근처에 도착했다.들어가기전 또 체리를 사들고갔다. 내일 스페인에 가면서 먹을 체리였다. 숙소아래에 과일가게가 있는데 거기에 있는 체리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거의 매일 엄마랑 숙소에 가는길에 들러서 체리를 샀던 것 같다. 그 아저씨도 어느정도 우리 얼굴을 기억했을 것 같다. 숙소에 들어가니 숙소아주머니랑 울엄마, 그리고 같이 숙소에서 머물던 다른 투숙객들이 있었다. 같이 와인한잔 하고있었는데 아주머니가 빨리 와서 한잔하자고 하시면서 나를 불렀다. 엄마랑 아주머니는 조금 취해있었고 흥이 나있었다. 아주머니는 우리 엄마가 모르는게 없다면서 배울점이 많다고 계속 나한테 칭찬했다. 아주머니가 프랑스에서 딸이랑 둘이 살면서 참 많이 외로우시겠구나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아주머니 또래를 만나 굉장히 신나하시는 느낌이었달까. 나는 피곤해서 어느정도 있다가 11시쯤 들어가서 잤다. 그때까지도 엄마랑 아주머니는 폭풍 얘기중이었다. 내일 스페인에 넘어가야했기에 엄마가 빨리 들어와서 자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과 수다떨고 얘기하는 재미가 있기에 마지막이고 하니 두분이서 좋은 시간 가질 수 있게 뭐라 하지않고 들어가서 잤다. 다음날 들어보니 12시넘어서까지 이야기하다 잤다고 한다. 엄마가 굉장히 피곤해했다.. 그래도 우리엄마 체력은 인정할수밖에 없다.

DAY 14

May 15 2017

파리

프랑스FR

마드리드

스페인ES

스페인에 넘어가는 날이다. 우리가 유럽여행에서 가장 길게 잡은 곳은 바로 스페인이었다. 사실 포르투갈이 너무 가고싶어서 스페인 옆에있는 포르투갈까지 같이갈까 생각하다가 그러기에는 스페인에 매력적인 곳이 너무 많아서 10일도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아쉽게도 포르투갈은 포기했다. 그대신 스페인을 동서남북 다 샅샅히 보노라며. 첫 스페인 여행은 바로 마드리드다. 원래는 바르셀로나를 처음으로 할까 하다가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바르셀로나로 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마드리드로 짰다. 그리고 프랑스랑 가장 가까운 도시이기도 했다. 마드리드에서는 한인민박에서 머물기로 했다. 한인민박이라 해서 지금까지 구수한 느낌을 생각했는데 여기 한인민박 주인 사장님은 뭔가 포스가 남달랐다. 집 인테리어가 고풍적이고 사장님 말씀하시는 것도 선생님처럼 똑부러지게 말씀하셔서 호텔느낌이 많이 났다. 우리가 머무를 2인실도 깔끔하고 정갈하게 정리되어있었다. 특히 화장실은 엄청 크고 깔끔했다. 사장님과 동생분이 같이 운영하시는데 미술에도 조예가 깊으신 것 같았다. 침실과 거실 곳곳에 마드리에서 유명한 작가의 그림들이 걸려져있었다. 마드리드는 작은 도시다. 그래서 관광하는 곳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사장님께서는 마드리드지도를 따로 제작하셔서 손님들께 나눠주신다고 한다. 아기자기하게 그림이 그려져있는 지도를 받아서 맛집리스트와 우리가 가야할 곳들을 체크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사실 스페인은 어디를 갈지 딱히 정해놓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첫 숙소를 민박으로 정한것도 있다. 그래야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장님께서는 시간에 따라서 미술관을 무료로 볼 수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셨다. 대신 미술관이 많고 또 크기 때문에 다 보기는 힘들수 있다고 말해주셨다. 그래도 공짜로 볼수있는게 어딘가! 먼저 마드리드에서 가장 유명한 프라도 미술관은 무료관람시간인 4시이후에 가기로 하고 우리는 먼저 피카소 미술관부터 가기로했다.

솔직히 오늘은 날씨가 일을 다했다. 구름이 그림처럼 수놓아져있어서 어떤 곳을 찍어도 그림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하늘이었다. 나의 막힌 코가 뻥 뚫리는 기분이랄까.

길 중간에 놓여져있는 분수대도 그림같았다. 날씨가 좋으니 기분도 좋아졌다. 지금까지 네덜란드,스위스,프랑스 모두 변덕스러운 날씨여서 흐린날을 많이 보았는데 스페인 첫날부터 화창한 날씨가 '올레'하면서 나를 반기는 기분이었다. 역시 따뜻한 나라니 만큼 스페인여행부터는 계속 화창한 날씨를 기대해본다.

우린 처음에 프라도 미술관을 가기전에 피카소 미술관에 가서 시간을 떼웠다. 사실 피카소작품은 우리에겐 조금 난해했달까. 사람인지 동물인지 알수없는 육각형, 삼각형,네모를 이용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한터라 작품명에 사람이라고 안써있으면 사람인지도 잘 모른다는.... 이럴때일수록 유럽은 역사공부,미술공부를 좀 하고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아는게 많으면 보이는게 많고 그만큼 더 재밌기 때문이다. 시간만 있었으면 미술관가이드투어를 신청할걸 그랬다.

4시쯤 우리는 프라도미술관으로 이동했다. 미술관이 6시에 문을 닫아서 2시간정도 관람할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작품도 너무 많고 지하1층부터 3층까지 있어서 다는 못보고 돌아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세계3대 미술관에 뽑히는 곳인데 너무 간과했나보다.. 원래는 스페인 왕가의 방대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한 왕실 전용 갤러리었던 곳이 국립 미술관이 되었다고 한다. 작품 구성을 보면 역시 스페인 회화 부문이 충실했다.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스를 비롯해 16~17세기 스페인 회화의 황금기에 활약했던 화가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천천히 관람한다면 하루는 족히 소요된다고 한다. 미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프라도 미술관만 3-4일동안 나눠서 매일 보러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민박집에 묵는 한 투숙객도 이틀 연속으로 프라도미술관에 갔다고 한다. 프라도 미술관에는 문이 3개 있는데 각각의 문에는 고야, 벨라스케스, 무리요의 동상이 입장하는 관람객을 맞이하듯이 서 있다. 작품 하나하나가 그 시대에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게 그릴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느낌이 있었다. 작가마다 다른 풍의 그림이긴 하지만 오래된 그림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림이 주는 압도감은 확실히 있었다. 사실 시간이 촉박해서 모든 그림을 못보고 온게 매우 아쉬웠다. 문닫을 시간만 아니면 조금 더 구경했을텐데... 다음에 만약 스페인에 올 일이 있다면 다시 프라도에 방문해서 미술관투어를 꼭 신청할 것이다.

프라도미술관 건너편에는 그림에서 보았던 인물들처럼 비슷한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입은 마네킹들이 나열되어있는 마드리드박물관이 있었다. 머리모양이 부채모양같이 특이하고 화려했다. 각 나라의 전통의상과 문화를 보는 건 항상 재미있는 일이다.

우리는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립이 맛있는 맛집을 찾아갔다. 그렇게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었는데도 맛이 기억이 안나는거보면 그렇게 특출나게 맛있는 맛집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먹고서 우린 또 먹방을 하기위해 산미구엘시장을 갔다. 시장은 해산물부터 시작해서 과일, 고기, 간식, 술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있었고 우리나라 시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먹기좋게 진열된 과일들중에 유럽에서 우리를 가장 사로 잡았던 체리를 샀다. 그리고 먹을게 없나 구경하다가 맛있어 보이는 샹그리아를 발견했다. 샹그리아는 와인에 비타민이 풍부한 레몬,자몽,라임 등 새콤달콤한 과일을 넣어서 숙성시킨 술인데 스페인에 오기전부터 좋아했지만 현지에서 먹는 샹그리아는 어떤 맛일까 궁금하여 샹그리아도 한잔 샀다. 엄마는 오직 맥주파여서 샹그리아는 별로 먹고싶지않다고 하여 가는길에 슈퍼에 들러 맥주를 사기로 했다. 우연히 해산물코너를 도는 순간 예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 거북손이 있었다. 우리나라 티비쇼에 삼시세끼라는 먹방프로그램이 있는데 어떤 섬에서 살면서 농사짓고 채집하고 낚시해서 삼시세끼를 해먹는 프로그램이다. 거기에 어떤 섬에서 거북손이 나왔다. 처음에는 생긴것보고 되게 징그럽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출연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서는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스페인에서 볼줄이야! 그래서 거북손도 맥주안주로 하나 사기로했다.

역시 유럽의 야경은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 스페인의 밤풍경은 프랑스와는 또 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오늘 참으로 많이도 걸었지만 피곤한 줄 모르고 엄마랑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둘다 씻고 난뒤에 하루의 마무리로 노트북을 켜고 영화를 보면서 맥주를 마셨다. 엄마는 거북손이 짭쪼롬하니 맥주안주에 딱이라며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셨다. 추후 우리엄마는 거북손 홀릭이되어서 거북손만 보면 입맛을 다셨다는... (생각보다 가격이 쎄서 자주 사먹을수는 없었다.) 이후에 우리엄마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거북손 이야기를 했다.

DAY 15

May 16 2017

마드리드

스페인ES

톨레도

스페인ES

오늘은 마드리드 근교에 위치한 톨레도에 가는 날이다. 톨레도는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은 옛 로마와 이슬람의 식민지이자 유대인들이 살았던 곳으로 오늘날 카톨릭, 이슬람, 유대교의 유산이 공존하는 역사 도시로 보존되었다. 이 도시는 1986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의미있는 장소이자 슬픈역사를 간직한 곳에 방문을 하게되다니 가기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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