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Dec 04 2018

사실 평소에 일본이라는 나라에 큰 호기심은 없었다. 워낙 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기도 했고, 주변에 일본에 여행삼아 다녀온 사람도 정말 많은데다 일본보다 다른 국가에 대한 환상이 더 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올 해의 여행을 대마도로 선택한 이유는 ‘가깝고 싸니까’. 제주도보다 가깝고, 가난한 지갑을 그나마 지켜준 여행이었다.
작고 조용한 섬에서 일어난 정신없고 시끄러운 에피소드들, 나는 대마도를 통해서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DAY 1

Dec 05 2018

사실 부산 사람이 아니라서 새벽에 만났던 천사같은 부산항 직원분이 알려준 명당을 완전히 기억은 못하지만(한 달도 더 지난 여행을 끄집어 내는것도 고통이다. 이래서 밀린 일기쓰듯 여행기를 쓰면 안된다..) 대략 기억나는건 초량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초량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면 부산여객터미널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편하게 앉아서 부산항 앞까지 바로 데려다주니 편하고 편해서 좋았다. 부산 친구에게 물어보고 이 부분은 새로 써야지...
초량역에서 캐리어 질질 끌고 가니 “여행가요?”하면서 말걸어주신 아주머니. 알고보니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직원분이셨다. 초면이지만 말도 많이해보고 “아유 머릿결 좋다~”하시며 머리도 쓰다듬어주셨는데. 아주머니 보고싶어요 😔

대마도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대마도 이외에도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등 항로를 운영중이었다.
대마도는 두개의 항구가 있는데, 조금 시내스러운 이즈하라 항구와 조용한 시골 느낌의 히타카츠 항이 있다. 우리는 대아고속해운의 오션플라워호를 이용했는데, 5일 출발하는 배편을 고작 3일전에 구매했다. 급하게 티켓을 잡은 것에 비해 특가로 좋은 가격으로 이용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쨌든 우리는 이즈하라 인-아웃으로 택했고, 사실 여행 이동 경로랑은 비효율적이어서 적합하진 않았으나 늘 그래왔듯 “여유”를 택했으니 2박3일동안 천천히 즐기자며 여행을 시작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대한민국KR

이즈하라 항

일본JP
배멀미 약은 꼭
미리 챙겨먹고타기

난 진짜 살면서 멀미는 해본적이 없었다.
버스를 장장 10시간을 타도 멀쩡했고 비행기도 멀쩡한데 배가 출발하기 직전 느낄 수 있었다.
“아 망했다...”

나는 위아래로 움직이고, 내 정신과 위는 좌우로 움직이는 기분을 몸소 경험하니 멀미약을 먹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기절해야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나처럼 멀미는 안할거라 호언장담하던 아저씨가 조그마한 봉지를 부여잡기 시작한 모습을 보자마자 정신없이 잠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눈뜨니 이즈하라 항구였을 뿐이다. 견뎌낸 내 자신 대단해..

한국은 낙엽이 거의 떨어졌을때였는데, 이즈하라의 곳곳엔 단풍이 가득했다. 기분좋게 도로를 걸어다니며 새삼 차가 반대로 가는 모습에 ‘일본은 일본이구나’, ‘아 내가 그래도 일본에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바로 히타카츠로 갈 생각이었다.

워낙 마을이 작아서 그런지, 걷는데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깨끗하고 아담하고 정갈한 느낌!

알고보니 대마도의 천연기념물로 살쾡이(야마네코)가 있다고 한다. 대마도에 들어온지는 10만년이 넘었다고. 그래서 대마도 곳곳에서는 살쾡이를 캐릭터로 한 것들이 많았다. 🐈
아, 우리가 가보진 않았지만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야마네코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길 가다 패밀리마트가 보여 들어갔는데, 한국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넓은 편의점 안에 빼곡히 진열된 음식들... 일본은 먹을걸로 장난치진 않는것을 몸소 체험했다.
결론 : 당고드세요
나는 한국에서도 당고를 먹어본 적 없는데(그게 당연한걸지도;) 진짜 100엔에 이걸 세개나 먹을 수 있다니 행복 그 자체였다.. 미타라시 당고 최고야
치킨도 진짜 맛있다 아니 그냥 다 맛있다

이즈하라-히타카츠 이동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버스다. 하루에 배차 대수가 적으니 시간을 잘 알아보고 타는 것이 좋다.
표값은 1000엔이다. 엥? 이즈하라에서 히타카츠까지 가는데 만원가까이나 한다고? 고작 버슨데? 하며 생각할 순 있지만 그냥 탄다면 정류장을 지날수록 가파르게 올라가는 요금을 볼 수 있다.....
1회 승차권의 개념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동 거리에 비례하여 올라가는 요금 체계를 가진 버스이기 때문에, 이즈하라와 히타카츠의 경우 종점과 종점 사이 이동이니까 일일 패스권이 더 합리적이다.

이즈하라에서 버스에 탄 후, 기사님께 조심스럽게 아노,,, 패스....”라고 정말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내릴때 계산한다고 하셨다. 어딜가도 단어만 쥐어짜내면 살 수 있을것같다는 착각이 든다
아, 그리고 가다가 군데군데 큰 마트들이 있다. 일정이 여유롭다면 큰마트에서 구경해도 좋을것이다. 기억나는 마트는 오우라역 근처에 있다고 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꼭 일일패스권을 소지한 채로 버스를 타자.

궁둥이에 쥐가 나겠다~ 싶으면 도착하는 히타카츠. 사실 히타카츠에 내릴땐 이미 4시가 지난 터라 조용한 시골 동네인 히타카츠에서 크게 볼 수 있는건 없었다. 한국인에 유명한 친구야에서 당일 야간 자전거를 대여하려고 했으나 4시가 가게 마감이라 실패. 그래서 남들은 다가는 미우다해변을 못갔다....걸어가기엔 꽤 멀더라고..

숙소는 정말 좋았던것 같다. 가까운곳에 기프트샵이나 음식집이 많고 해변(항구)도 걸어서 10분도 안걸리고. 다다미방이라 신기했다.

숙소에 누워 쉬다가, 동네구경하고 저녁이나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편의점을 찾아 걸어가는 길에 포에무 빵집을 발견했다(사실 숙소 바로 앞이다) 남들 다 먹어봤다는 야끼소바빵을 하나 사고, 버터와 설탕이 끝도없이 발려있는 빵도 사서 나왔다.

가는길에 사란쨘 아부지가 많이 보였다. 과일머꼬찌뿐쨔람?

편의점에 겨우 도착해서 이것저것 살 것 사고 저녁은 뭐먹을지 고민했다. 사실 미나토 스시나 카이칸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문을 닫았더라.

예쁘게 꾸며진 미나토식당. 안에도 조용하고 깨끗하며 직원분들도 친절했다. 치킨가라아게와 돈까스, 가츠동을 시켰다. 맛은 당연 고기니까 맛있다

나갈때 항구에서 아이스크림 할인 받아 먹으라고 쿠폰을 주셨는데 잃어버렸다. 맛있다고 자랑하셨는데...

저녁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잠시 졸다가, 야식으로 포에무빵을 먹어봤다.
난...나는....야끼소바빵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이다... 한 입 먹고 버렸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히타카츠에서 1박

그냥 먹고 자고 먹고 걷고가 전부였지만, 거창하게 멀리 나가지 않아도 행복했다. 남들 다 가본 곳들은 못갔지만, 여유롭게 걷고 쉬고 자고 먹던 때가 언제였는지 다시 생각해보며 아무 생각없이 따뜻한 이불에서 푹 쉬었던것 같다. 행복한 히타카츠였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그 다음 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진짜, 언제나 시간을 잘 확인해야함을 이곳에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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