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Oct 27 2018

오늘은 크로아티아를 떠나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지나 피렌체에 도착했다.

십년 전 이미 다녀온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와 유리공예가 유명해 찬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지나며 하루 들르기로 하였다. 십년 전에 왔던 이 곳은 좀 심심하고 단조로웠던거 같은데 다시 찾은 베네치아의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은 세련됐고, 사람들은 활기가 넘친다. 내 기억 속 베네치아를 싹 바꾸는 경험을 한 몇 시간이었다. 십년 전에 없던 구글맵과 트립어드바이저, 십년 동안 성장한 우리니까 단조롭고 심심했던 기억 속의 장소가 활기있고 흥미롭게 보인 걸까?

사물은 그대로고 사람의 시각이 주관적이다.

DAY 2

Oct 28 2018

피렌체 여행 첫날

오늘은 주일이라 피렌체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하지만, 갑자기 미사 시간이 바뀌었다며 12시 미사에 들어가지 못했고, 저녁 6시 미사 역시도 시간이 바뀌었다는 황당한 이야기만 들으며 또 입장을 하지 못했다. 이러다 주일 미사를 드리지 못하나 잠시 당황했지만, 발빠른 아빠의 정보력으로 급히 역 근처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미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사의 분위기가 정말 따뜻했다. 이탈리아 미사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신부님이 미사 중에 웃으신다. 근엄하고 엄숙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데 그 분위기가 정말 가족같고, 따뜻했다.

DAY 3

Oct 29 2018

피렌체 여행 2일차

우기에 접어든 것인지 날이 계속 흐리고, 비가 제법 내린다. 몸은 더 피곤하고 힘들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씩씩하고 밝아 다행이다.

DAY 4

Oct 30 2018

피렌체 여행 3일차

지난 밤 강풍 탓인지 날씨 탓이라고만 하고, 친퀘데레행 모든 열차가 운행이 취소되었다. 오후 일정으로 계획했던 피사의 사탑을 보러 피사행 기차에 몸을 싣고 떠났다.

DAY 5

Oct 31 2018

피렌체 여행 4일차

피렌체 여행은 시작부터 시간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도착 첫 날부터 비가 오고,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 미사 시간이 예고된 시간과 달라 입장을 거절당했고, 아침일찍 타고 출발하려 했던 친퀘데레행 기차는 날씨 탓으로 취소되었다.

오늘은 피렌체의 꽃, 두오모의 쿠폴라에 오르기 위해 미리 예약해둔 날이었다. 두오모의 지붕 이야기에 대해 얼마나 많이 듣고 그 곳 위에서 보는 피렌체의 풍경을 얼마나 기다렸는가? 예약은 했어도 같은 시간대에 사람이 워낙 많으니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기대감에 모두 기분은 좋으며 찬이들도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그런데, 입장 티켓을 내민 순간, 우린 어제 예약을 했다고 예약일이 지나 입장이 안된다고 한다. 찍힌 날짜를 보니 정말 어제가 아닌가? 요일로만 기억했던 아빠가 날짜를 착각한 것. 지난 닷새간 뭔가 어긋나기 시작한 일들이 생각난 엄마의 얼굴은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두어진 엄마의 얼굴을 보며 의찬이는 지난 일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고 따지듯이 반복해 말한다. 아빠는 자신의 실수에 미안해하며 얼굴이 어둡다. 엄마는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리려고 잠시 성당 주변을 돌았다. 장소를 바꿔 좀 걸으니 마음이 가라앉는다. 고난은 우리를 더 단단하고 끈끈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좋았던 날씨와 무탈함에 감사를 잊고 교만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며 더 감사하고 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의찬이는 어제 갔던 피사의 사탑을 제대로 그려보고 싶고, 쿠폴라에 꼭 올라가고 싶어 피렌체에 다시 오고 싶다고 조른다. 우린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피렌체 여행은 언제가 될까?

시간이 짧다고 짧은 것이 아니며 시간이 많다고 많은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내 마음과 자세에 달린 것이었다.

DAY 6

Nov 01 2018

피렌체 5일차 & 로마 도착

아침 일찍 우피치 미술관 관람에 나섰다. 아침일찍 도착했음에도 벌써 줄이 길다.
점심으로 티본스테이크를 맛있게 먹고 로마로 출발
로마에 도착하니 강한 비가 내린다.
다섯시가 넘자 어두워지기 시작
버스를 타고 온 길은 30분 정도
호스트가 참 친절하고 배려심이 보인다.
빗속에 나가기도 힘들어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여 먹고 쉬다가 잠이 들었다.
비가 많이 오는데 내일로 신청한 로마 투어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비만 내리지 않기를 기도한다.

DAY 7

Nov 02 2018

로마 둘째날

어제 비가 많이 왔는데 이것도 기상이변이라고 한다. 베네치아가 물에 잠기고, 로마의 나무가 돌풍에 넘어지고... 앞으로의 일정도 비 소식이 많아 걱정도 되고 실망도 크다. 부디 비가 빗겨 가기만을 바랄 수 밖에... 온다면 받아들이고 실망하지 않기를...

아무튼 어제도 우피치 미술관 관람으로 아침일찍 일어나야했는데 오늘은 미리 예약한 유로자전거나라를 통한 로마워킹투어가 있는 날. 8시 약속이니 7시가 넘어 아이들을 깨운다. 그래도 투정없이 씩씩한 아이들. 고맙고 대견스럽다.

다행히 비도 오지 않고 제 시간에 약속 장소인 스페인광장에 갔다. 아직 서른이 채 되 보이지 않는 문 경림 가이드는 씩씩하고 밝다. 함께 투어하는 중에는 모녀, 자매, 부부, 여성 솔로 그리고 우리 넷이다. 조합도 다양하다. 순조롭고 편안한 하루였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고대 로마의 조각, 건축들이 가이드의 맛갈진 이야기에 다시 보인다. 역시 사람은 아는만큼 보인다. 2000년이 된 건축물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불편함을 감수하는 시민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한다. 로마는 훌륭한 조상을 모신 것이 아니라 이것을 지켜내는 훌륭한 자손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한다. 나부터도 낡은 것을 쉽게 버리는데 옛것을 지키고 기록하는 일을 그동안 잘하지 못해온거 같다.

9시간 만에 끝난 투어, 단 한번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고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은 찬이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끼리라면 몇 번을 힘들다고 징징댈 유찬이가 오늘은 한 마디도 안한다. 가이드의 설명도 흥미롭지만 아이들도 타인의 시선에선 자유롭지 않은 거겠지.

앞으로도 투어를 잘 활용해야겠다 싶은데 투어를 할 만한 곳은 바르셀로나 정도라 좀 아쉽다.

십년 만에 다시 온 로마, 모습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십 년 후에 다시 온다면 난 어떻게 변해 있을까? 찬이들은 우리와 함께 할까? 아님 그들만의 여행을 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여행은 경험의 극대화다. 하루에 정말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부디 우리 가족의 삶에 보탬이 되기를... 내가 바라는 대로 내가 좀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DAY 11

Nov 06 2018

11박 12일 머무른 이탈리아...

피렌체, 로마, 나폴리는 각자가 다른 느낌이었다.
르네상스의 꽃을 피웠던 피렌체, 미켈란젤로와 여러 예술가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우리의 애정과 다르게 가기 힘들었던 두오모 성당. 이름도 예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두오모. 열정 넘치던 과거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들.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오르던 그 떨리는 순간, 피사의 사탑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림을 그리던 찬이들.
언젠가 화구를 챙겨 다시 오겠다는 의찬이.

10년 전과 변함이 없는 로마의 고대 유적들을 찬이들과 함께 돌았고, 콜로세움은 2번의 방문에도 입장을 못했지만 판테온을 볼 수 있었다. 한 번 다녀간 곳이라 만만히 본 로마는 어딜가도 사람들로 인산인해. 다음엔 오래 머물며 좀더 부지런히 하지만 여유롭게 단녀보리라. 바티칸 박물관도 콜로세움도 입장해봐야지.

가족이 함께 했던 바티칸 성당에서의 시간.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달려갔던 그 시간과 분간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게 보이는 교황님을 보겠다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한 시간 넘게 서 미사를 지켜보던 우리. 스테파노 의찬과 미카엘 유찬에게 축복이 있기를.

내리면 다 도둑이라고 했던 나폴리는 지저분함 가운데 아름다움이 있어 왠지 좋았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2주만에 비가 그친 딱 하루 그날에 우리는 남부 투어에 참여했고, 아름다운 소렌토 마을을 내려다보았고, 아말피 해안도 함께 내려다 봤다. 짧게라도 포지타노 마을에도 들러 강렬한 태양 아래 해안가에도 서보고, 레몬 사탕과 소르벳의 새콤함도 기억한다. 투어로 폼페이의 유적지를 좀더 깊이 있게 느끼고 싶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폼페이 투어. 그렇지만 가봤으니까 다음에 또 한 번을 기약하자. 다음엔 기차타고 도착해 한가로이 그곳을 거닐고 상념에 빠져도 보고 싶다.

이탈리아에 많기도 많은 맛있는 젤라또, 영화에서 보던 그 모습대로 까페에 서서 마신 에스프레소, 어딜가도 맛있던 크로와상, 오일리한 파스타와 나폴리의 마르게리따 피자. 열정이 넘쳐보이는 유독 수다스럽지만, 정신 없고 시끄러움 가운데 즐거움이 보이는 이탈리안들, 미남 미녀들..

별 기대 없이 아이들 보여주려고 들른 이탈리아. 내가 더더 좋아하게 된 느낌이다. 그라찌에 이탈리아 차오!!!

DAY 12

Nov 07 2018

이탈리아에서의 11박 일정을 마치고 포르투갈로 왔다. 이동하는 날은 대부분의 시간을 이동으로 보낼 수 밖에 없다. 항공으로 이동하는지라 아침 8시에 택시를 불러 나폴리 공항에 도착, 무사히 출국 절차를 밟고 이탈리아를 떠나왔다.

DAY 13

Nov 08 2018

포르투에서의 둘째날

DAY 14

Nov 09 2018

포르투 셋째날

어제는 맑은 날씨와 비가 반복되더니 오늘은 흩뿌리는 비가 계속해서 내린다. 아마도 파란 하늘은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어제 잠깐 비에 흠뻑 젖고 나서 비가 오면 일단 비를 피하자 했는데 오늘 비는 피할 비가 아닌거 같다.

그동안 많이 다녀서일까, 아님 그냥 다니기 좋은 포르투여서인지 이곳에선 아무 것도 안해도 좋다. 에그타르트 하나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포트 와인도 한잔
하면서 그냥 쉬는게 좋은 곳, 포르투.

아이들은 덕분에 까페에서 그림 그리고, 이야기 창작하는 중이다. 해리포터의 작가 롤링이 해리포터의 영감을 받고 집필을 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서인건지, 이 곳이 그런 영감을 주는건지...

DAY 15

Nov 10 2018

날은 흐리지만 종일 비가 오지 않았다.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해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여행지와는 떨어진 곳에서 포르투 사람들의 골동품 중고물품을 볼 수 있었다. 돈 받고 팔기엔 너무하다 싶은 물건들이 대부분인데 사는 사람도 많다. 낡았다고 내가 버린 많은 물건들을 이곳에 가져왔다면.. 하는 생각과 반성이 스쳤다.

DAY 16

Nov 11 2018

포르투에서 리스본으로 이동 중이다. 아침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여행이 길어지면서 잃어버리는 물건이 많아진다. 정신이 흐릿해지는건지.. ㅠㅠ

하나 남은 우산마저 방금 탄 차에 두고 내렸다. 슬프다 ㅠㅠ

DAY 17

Nov 12 2018

오늘은 월요일
히터가 없어서 좀 춥긴 하지만, 전기장판을 가지고 다니니 뜨듯하게 잘 수 있었다. 침구도 가구도 새거인 듯 한 새 집에서 편안히 잘 자고, 어제 장봐온 것으로 오랫만에 풍성하게 아침 상을 차렸다.

간만에 비도 멈출거 같으니 리스본 여기저기 열심히 다녀보기로 한다.

DAY 18

Nov 13 2018

DAY 19

Nov 14 2018

오늘은 리스본에서 스페인 세비아로 이동한다.
열차로 세 시간, 버스로 두 시간 반 가는 긴 거리.
중간에 포르투갈 남부 도시 파로에 들러 몇 시간 둘러 볼 예정이다.

세 시간 만에 파로에 도착했다. 파로 성당 앞 광장에서 햇살 받으며 앉아 있다. 계획도 없이 잠시 머룰러 갈 파로.

여행 사십 여일이 지나니 이제 구경도 시시하고, 그냥 골목 따라 정처 없이 걷기만 해도 좋다. 내리쬐는 햇살과 바람만 있으면 그만이다.

지친건지...
다 채워진건지...

이제 진정한 여행자가 된 것도 같고...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한국은 얼마나 추울지...

DAY 20

Nov 15 2018

11월 15일

한국에선 수능이 있는 날이라는데...
다행히 이번주는 비도 안오고 날씨는 한국의 봄처럼 따뜻하다. 이 햇살만 하루하루 즐겨도 좋은 요즘

DAY 21

Nov 16 2018

세비야(Sevilla)에서의 둘째날

어제는 세비야의 볼거리들을 거의 다 본지라 오늘은 뭘해야할지... 유찬인 각자 취향대로 다니자고 하는데 아마도 자신은 백화점 한 층에 있는 장난감을 보고 싶은 마음인거 같다. 애나 어른이나 자기 취향대로의 아이쇼핑을 즐기는거 같다.

의찬인 흔들리던 어금니가 방금 빠졌다. 씌웠던 크라운이 빠지고 씹을 때 아파서 치과에 가야 하나 몇 일 고민했는데 앓던 이가 빠졌다니 속이 시원하다.

그나저나 오늘은 뭘하지??

DAY 22

Nov 17 2018

오늘은 토요일
세비야에서 그라나다로 이동 중이다.
중간에 론다에 들르기로 했는데 기차 연결 시간이 맞지 않아 바로 그라나다로 가기로 했다. 9시 45분 출발 열차를 타기 위해 눈뜨자마자 서둘러 나왔는데 결국 11시 40분 출발 열차를 타게 되었다. 여행이 짧았더라면 아까운 시간이었을테다. 기차로 3시 30분이 걸리는 거리인데, 버스만 두 번 갈아탄다. 유럽 열차 운행에서 버스 환승이 익숙해지고 말았다.

DAY 23

Nov 18 2018

그라나다 도착 2일째

어제 가려다 못 간 론다에 가기로 했다. 6시 40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 해서 아이들에게 무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은 기우였다. 눈 뜨자마자 누운 채로 옷 입는 아이들 ㅋㅋ 역시 여행이 체질인 아이들. 새벽 6시에 낯선 도시에서 넷이 역까지 한참을 걸었다. 밤새 지나는 사람들 소리에 한 시간 남짓 자고 새벽에 걸으려니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다. 그래도 아이들은 씩씩하니 다행이다.

DAY 24

Nov 19 2018

그라나다 3일차

오늘도 비가 내린다. 날이 맑았더라면 더 아름다웠을 그라나다.

오늘은 미리 예약해 두었던 알람브라 궁전을 투어했다.

DAY 25

Nov 20 2018

그라나다를 출발해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그라나다역 공사로 열차가 다니지 않아 버스를 타고 고속열차로 환승한다. 13시 40분에 도착한 마드리드. 마드리드는 어떤 곳일까?

DAY 26

Nov 21 2018

DAY 28

Nov 23 2018

마드리드 3박 4일을 잘 마치고 바르셀로나에 왔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장소가 될 도시. 아이들은 많이 아쉬워한다. 나도 아쉽다. 하루하루 더 즐겁게 보내자고 말한다.

DAY 29

Nov 24 2018

오늘은 큰 결정을 한 날이었다. 한국으로 출국을 3일 미뤘다. 아이들의 또다른 꿈을 이뤄주기 위해 어렵게 한 결정이었다. 유찬이는 스페인에 온 이후로 축구 유니폼만 찾고 축구화 얘기만 한다. 엄마는 유럽 축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모르지만, 남자들에게 유럽 축구 직관은 분명 큰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 번의 관람이 유찬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지만, 아이의 간절함을 모른체 할 수가 없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스페인에 축구 보러 다시 오기엔 쉽지 않을 것도 같았다. 이틀만 더 이곳에 머무르면 유찬이가 노래하는 메시의 축구팀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텐데... 그래서 한국 입국을 3일 미루고, 3박 4일을 이곳에 더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우선 탑승일자 변경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축구 경기 표도 알아봤다. 아빠는 장시간 통화 끝에 탑승권의 날짜를 변경했다. 경기 티켓 예약에서도 어렵게 붙어 있는 네 자리를 찾아 예약했다. 이제 3박 더 묵을 숙소도 알아봐야 한다. 이렇게 번거로운 일도 척척 해내는 아빠. 그저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던 엄마.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원이 이뤄졌다며 마냥 좋아하고 행복해 한다.

두달이 넘은 여행을 하며 혼내는 일이 더더 많아 미안하다. 자는 시간 빼고, 아이 둘을 상대한다는 건 엄마지만 힘들다. 사랑하는데 사랑해서 아이의 단점이 더 크게 보여 자꾸 야단친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렇진 않을 테지만, 찬이들 엄마인 나는 그렇다. 그래서 미안하다. 늘 엄마는 기도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DAY 30

Nov 25 2018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가우디 투어가 있는 날이었다. 하루 종일 이어진 가우디의 이야기와 건축물은 놀라움과 감동 그 자체였다. 시간이 지나도 가슴 속 울림이 점점 더 커지는 느낌이다. 신의 섭리에 맞게 신을 경외하다 살다간 가우디.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한 안토니 가우디의 삶. 이번 유럽여행의 정점을 이룬 듯한 이날을 난 오래토록 기억해야겠다.

검소하게 하느님 주신 소명대로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DAY 31

Nov 26 2018

바르셀로나에서의 4일차

일정을 3박 4일 늦추니 여유가 생겼다. 여유란 마음에서 생기는거지만, 여행자에게 소중한 건 시간이다. 우리 가족은 돈을 잠시 포기하고 소중한 시간을 벌었다. 엄마의 휴직, 아빠의 퇴직, 아이들의 휴학. 소중한 경험을 갖기 위해 우리가 포기한 건 돈이었고 선택은 시간이었다.

DAY 32

Nov 27 2018

구엘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다시 찾아갔다. 구엘공원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무료 입장이 가능한 시간이 아침 일찍이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섰다.

어른끼리만 다니면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는 일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른 시각에 집을 나서려면 많은 수고로움이 따른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경로 선택의 중심에는 늘 아이가 있다. 그래서 때론 힘들다. 그래도 지금하지 않았음 하지 못했을 경험들이니 수고로움은 조금 참자.

DAY 33

Nov 28 2018

어제 힘들었던 터라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바르셀로나 근교 지로나에 다녀왔다. 여정이 길어서 할 수 있는 소도시 여행. 조용한 곳에서 골목을 산책하는 일이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은 유럽여행.

DAY 34

Nov 29 2018

몬세라 수도원에 잘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이곳. 함께 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이 과정 안에서 내가 좀더 둥글어지길... 아름다운 이곳으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바친며 오늘 여행도 시작한다.

DAY 35

Nov 30 2018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한국으로 출국해야 하는데... 우린 덤으로 3박 4일을 더 바르셀로나에서 지내게 되었다. 선물받은 기분이랄까... 더 알차고 즐겁게 보내야겠다.

점심을 먹고 옆에 엘꼬르떼 백화점이 있다고 해서 쇼핑 답사겸 물건을 보러 들렀다 귀국길에 선물할 것들을 잔뜩 샀다. 여행 끝에는 늘 선물을 고민하게 되는 것도 반복이다. 마쳤으니 됐음!

이렇게 덤으로 주어진 하루를 조금은 아쉽게 마쳐버렸다.

DAY 36

Dec 01 2018

덤으로 가진 2일차

DAY 38

Dec 03 2018

오지 않을 줄 알았던 아니 오지 않기를 바랬던 여행의종착점에 왔다. 가기 싫어서 눈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눈물은 나지 않아 다행이다.

어젯밤부터 바르셀로나의 건물, 거리가 더 아름답다. 아쉬움 때문이겠지. 만약 여행 시작일로 되돌린다 해도 더 잘할거 같진 않다. 그래서 또 다행이다. 최선을 다해 잘 다녔으니까...

설레임 가득 담아 도착했던 런던을 시작으로 유럽 이곳저곳을 많이도 다녔다. 감사할 일이 많다.

가장 감사할 첫 번째는 단 한 명도 아픈 일이 없었다는 것. 흔한 감기나 소화불량도 없이 우린 건강히 70일을 마쳐가고 있다.

두번째는 주일미사를 거르지 않고 많은 성당에서 가족이 함께 했던 일.

세 번째는 도난과 사고 없이 지금까지 잘 왔다는 것.

이번 여행의 일등 공신은 아빠다. 정말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유럽을 떠난다는 건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우리집이 가장 좋은 숙소임을 알게 된다^^) 각자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며, 아이들은 학교에 갈 것이다. 여행 중에 갖지 못했던 나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을테다.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지...

더 절약하고 마음과 체력을 보다 튼튼히 키워 새로운 여행을 떠나보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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