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웃을 수 있어.

아침부터 찾은, (거의)업타운인 숙소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유명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둘을 제외하고 나머지 3, 4번 건물이 남아 있다. 2001년 꼬맹이는 그 일이 얼마나 거대한 사건인 줄 몰랐지만 자라면서 하나하나 그걸 알아가게 된다. 이후 발생한 전쟁이나 이슬람 공포증, 그리고 바뀌어버린 공항의 풍경 등등.

그리고 무너져버린 건물의 터에는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 아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한다는 뜻이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이곳은 이미 엄청난 관광지가 되어버린 듯 하다. 주변을 둘러싸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군. 뭐 나 또한 그렇지만.. 조금 적응이 되질 않네.

"슬퍼하는 분위기일 줄만 알았는데, 생각 외로 여기엔 웃음이 가득하네요".

그리고 그에 되돌아온 대답.

"우린 이미 십년 넘게 충분히 슬퍼했어. 이제는 웃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구나, 지구 반바퀴 너머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때, 이 사람들은 충분히 눈물흘렸구나.

세계무역센터 뒤편에는,

세인트 폴 채플이 있다. 실제로 사용되는 건물 중엔 가장 오래된 교회건물 중 하나라고 하는데, 9/11 테러가 있고 나서 복구 및 구조활동을 할 때 지원기지 역할을 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하네.

많은 이들이 교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갔을 때는 아니었지만, 실제로 예배를 드리기도 하는 듯. 뭐 예배가 목적인 이들도 다수겠지만 9/11 희생자를 추모하고, 사랑으로 그들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사랑한다.. 축복한다.. 좋은 것이 함께하기 바라는 맘과 그것을 표현하는 말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같다. 희생된 이들은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그 상처는 예쁘게 아물어 한 송이의 꽃이 되었네.

그렇게 가슴 한켠이 뭉클해져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

브룩클린 공원 밤 산책

그 유명한 브룩클린 브릿지, 제가 한 번 건너 보겠습니다.

브룩클린 다리는 차도 위에 인도 및 자전거길이 있어 도보로 건널 수 있다. 뉴욕의 3대 야경 중 하나라는 이 다리 건너 브룩클린 공원으로 출발해 본다.

뭐 사실 인도와 자전거길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만, 뉴욕에 사람이 엄청 많다는 점, 보행자 대부분이 자전거가 지나는 곳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자전거로 건너는 일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옵션이다. 아마 걸어가는 것만 못할거야.. 그래서 나 또한 걸어 갔다.

해가 뉘엿뉘엿해지고, 하나둘 건물들이 불을 켜기 시작하면 동시에 사람들의 셔터 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뉴욕의 빌딩들은 사람이 없어도 24시간 불을 켜 놓는다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어쨌든, 브룩클린 공원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장관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몰 직후의 사진도 볼 수 있고

좀 지난 밤중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밤중에는 도시의 붉은 등 빛을 하늘이 받아들여 모든 것이 붉은 색이네.

그리고 체력이 된다면, 다시 다리를 건너 맨하튼으로 돌아와보자. 추억 한 겹이 다시금 쌓일 테니까.

"명"만을 골라볼 수 있는 야경이, 좋다. :)

홍대? 소호?

"소호"와 홍대를 비교하는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뭐, 홍대에 있는 독립 예술가들이 높아진 지대 때문에 다른 변두리 지역으로 밀려난다는 내용의 기사였고 비교 대상으로 뉴욕의 소호 지역을 들었다. 거기는 오랫동안 예술 공간이 보존되어 있고, 지금도 아티스틱함을 유지하고 있단다.

"소호"는 세계무역센터와 월스트릿에서 조금 걸어 미드타운쪽으로 올라가면 있다. 거리 이름이 아니라, 그냥 그 지역을 소호라 부르는 모양이다. 뭐 기대했던 것만큼 길거리엔 많은 아티스트들이 나와 자신의 그림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다.

헌데, 그보다 눈에 띠는 것은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 엄청 많다. 생각해보니 국내 쇼핑 사이트에서도 "소호"란 말을 들어본 것 같다. 아는 후배도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아 자주 이곳을 들른다 한다. 아하! 예술과 쇼핑이 결합된 곳, 이곳이 바로 소호인 거로구나?

그러기엔 상당히 명품명품 하긴 하지만..

또한 이런 갤러리가 아주 많다. 갤러리는 대체로 모던한 작품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림 아래에는 자그마한 글씨로 가격이 적혀 있다. 이런 식으로 예술품을 사고 팔면서 유지되는 곳이로구나, 그렇지만 기사에서 말한 대로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만한 공간은 아닌 거로구나, 정도의 미적지근한 인상을 남기고 이 동네를 떠났더란다.

Share to SNS
Link copied.
Paste it somew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