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Oct 02 2016
놀러가자

혜은이랑 한솔누나, 세영이랑 1박2일 양평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저렴한 값에 네 명이 이용할만한 펜션이 있대! 목적지는 양평!

오 양평은 아직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이다.

아이 신나

넷이서 대만과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왔지만, 국내에서 어딘가로 떠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침 10월 3일 월요일이 개천절 즉 공휴일이었기에 10월 2일 일요일에 출발해서 다음날에 돌아오는, 1박 2일의 여정을 계획하였다.

사실 이번 학기 월, 화, 수요일에만 강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월요일 강의가 세 개나 있는 나로서는 월요일이 휴일인 것도 모자라 하루 종일 내 사람들과 함께 지냄에 더없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사실 이번 여름은 그 어느 장소 어느 때보다 무더운 곳에서 홀로 여행했기에, 나는 하루빨리 내가 좋아하는 - 시원하고 쌀쌀한 바람이 이는 - 높은 하늘의 가을이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하고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보니, 무엇이 가을의 느낌이었는가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2016년은 세 달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토요일에 난 중앙동아리 엠티가 있어서 대성리에 가야 했다. 본의 아니게 술을 마시다 어느 순간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MT is empty. OK.

미션 : 빠르게 기상하여 종로 외가댁에 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자.

대성리에서 서울로 향하는 도중 내 가슴 속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애틋함을 느껴 빠르게 열차에서 내렸다. 아아, 지난날의 알코올 혼합물, 음식물이 결코 단순하지 않은 형체로 섞여 흘러내렸다.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집에 가서 쓰러지고야 말았다, 11시 50분까지 화양동 한솔누나 저택 앞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은 (내 몸이) 잊은 채...

난 본디 숙취가 너무 심한 편이다. 심한 날엔 삶의 모든 가지 의욕과 활력을 잃곤 한다. 최악의 컨디션 속에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죄송해요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한솔누나..

한솔누나의 전화를 받고 간신히 깨서 빠르게 씻고 집을 나서니 무려 12시 반이었다. 아침에 집에 올 땐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비가 몹시 거세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렇다. 이 날은 일본 쪽으로 북상한 태풍 차바가 한반도에 영향을 주어 중부지방에 50~100mm가량 폭우가 쏟아진 날이었다. 우산을 들고 누구보다 빠른 걸음으로 전철을 타서 동서울터미널이 위치한 강변역으로 향했다. 전철로도 양평을 갈 수 있었지만, 버스로 가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해서 그리했다. 한솔누나가 이미 버스 티켓을 구입해놓으셔서 가자마자 바로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아마 세영이랑 혜은이는 성남터미널에서 같이 오겠지.

동서울터미널

대한민국KR

양평시외버스터미널

대한민국KR

언제든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순간은 너무 행복하다. 나름 컨디션이 회복되어서 들뜬 마음으로 누나랑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달이 차면 기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름 컨디션이 좋아져서 이온음료랑 우어터(Water)를 벌컥벌컥 냠냠했는데, 이른 아침 서울행 경춘선 열차에서 그러했듯이 이내 속이 뜨거운 열정의 무언가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두통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나는, ‘아 이것은 각이다.’ ‘신은 나에게 비닐봉지를 찾으라 명하셨다’는 걸 깨닫고야 말았다. 마침 갓-한솔누나에겐 -이미 맛있게 냠냠해버린 - 빵을 담던 비닐봉지가 있었다. 고마운 투명 비닐봉지에게 나의 그 온갖 정열의 결정체들이 오롯이 담겼다. 매우 다행히도. 버스에 사람이 많았으면 굉장히 민망하고 부끄러웠을 테지만 다행히 채 열 명도 안 되는 승객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산재해있었기에 다행이었다. 한시간 반 정도 갔을까. 버스는 양평터미널에 도착했다. 양평이란 곳은 처음 와본것같은데 생각보다(?) 번화했다. 꽤 높은 빌딩도 있고... 사실 시골 이미지를 상상하고 왔는데 미스터피자도 있다 하하하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시야에

가 들어왔다. 로또꿈나무 한소링누나의 눈이 번뜩였고 세영이와 혜은이를 기다리는 동안 결국 누나랑 5000천원어치 복권을 구매했다! 1등 당첨 각!

먼저 누나랑 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한 메가마트로 갔다. 장을 보고 있으니 혜은이랑 세영이가 도착해서 합류했다. 시식코너의 라면과 감자칩으로 나름 해장을 했다. 생각해보니 그때 먹었던 감자칩 참 맛있더라. 술, 라면, 각종 채소들과 닭볶음탕용 생닭과 양념장을 사들고 택시를 타고 펜션으로 출발했다. 숙소가 위치한 곳은, 주변을 둘러싼 산 위에 비구름이 멋스럽게 낀, 무척이나 운치 있는 마을이었다. 날씨는 비가 그친 뒤 어둡고 우중충하며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그런 상태였다. 돌계단에 걸터앉아 넓은 들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내 비가 와서 주변을 둘러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 없었으나 오늘 하루 재밌게 놀겠다는 설렘을 마음 한가득 집은 채 방으로 들어갔다.

☞GA족같은 우리☜

사실 밤새 방에서 있는 동안,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 다들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대부분의 시간을 이불 위에 널브러져 자는 데에 썼다.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너무 편한 사람들과 편안하게 힐링한다고 생각하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어딜 놀러온 느낌보다는, 그냥 넷이 거기서 사는 기분? 하루자취체험에 가까웠다 헤헤

양평에 가서도 숙취에 쓰러져있느라 모두에게 많이 미안했다... 일도 못 돕고 고기도 제대로 먹지 못하였다 엠티시바 너때문에 흥이 깨져버렸자나

DAY 2

Oct 03 2016

어쩌다 잠들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 대용량 라면을 냠냠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다행히 비는 이제 오지 않고, 날씨는 참 화창히도 맑았다.

힐링 제대로 하며 재밌는 시간 보냈지만, 이렇게 여행이 끝났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아쉬웠다.. 고마워요 다들 사랑하구 또 놀러가자

한솔누나랑 강변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일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당장 뭘 하고싶은지, 뭘 해야할지 포부와 계획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나눴다. 그렇다. 인생은 한 방이다!

담에 또 놀러가자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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