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Jul 30 2014

3년 전에 떠난 여행을 다시 기억하면서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다녀 온 여행을 블로그에 조금씩 남겨놓았는데 “내일로”는 그러지 못 했다. 흐릿해지고 있는 기억을 붙잡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낡고 빛바랜 추억을
소중한 책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무더운 여름.
더위와 치열하게 싸우면서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갔다. 반복된 일상이 지루해지면서 삶이 조금씩 무뎌졌다.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에서 "내일로"를 떠난 사람들의 즐거운 이야기를 본 후 무작정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전라도를 둘러보기로 했다. 작년 겨울에 국토대장정하면서 해남, 강진, 광주, 나주 등을 지나가면서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이번에 나홀로 가보지 못한 전라도를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내일로"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니까
더욱 간절해졌다.
오랜만에
이렇게 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내일로"를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고급정보를 얻어가면서 나름대로 착실하게 준비했다.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전날에 해야할 일이 있어서 밤새 작업하다가 붉은 해가 뜨고나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 흰 밥에 콩자반을 비벼 든든하게 먹고 마산역으로 힘차게 출발했다.

이른 아침이라 조용한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갈 생각을 했지만 예상은 크게 벗어났다. 등교하는 졸린 눈을 비비는 고등학생부터 어시장에 가시는 어르신까지 많은 사람들이 피곤함을 안고 버스를 타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일찍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동안 게으르고
나태해진 내가
부끄러웠다.
여행을 막 시작하는데
벌써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마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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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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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역에서 발권하고 기차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역에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배낭을 보면 대강 알 수 있었다. 어색한 눈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었지만 계속 신경이 쓰여 열차 까페 쪽에서 쉬었다. 그러나 이런 여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기차가 역에서 정차할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내가 앉을 공간이 점점 좁아졌다. 심지어 더이상 앉을 자리가 부족해 화장실 쪽까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보성역에 도착했다. 다소 작고 조용해서 살짝 당황했다. 그러나 이내 젊은 여행자들이 적막함을 깨고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땀을 엄청 흘렸다. 사람들을 따라 구멍가게에 들어가 시원한 얼음물을 마시면서 더위를 잠시 식혔다. 이제 보성 녹차밭“대한다원”에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버스 안에 사람들이 바쁘게 내릴 준비를 했다. 그들은 언제 내려야할 지 모르는 나에게 나침반처럼 이끌어주는 존재가 되어줬다. 버스에 내려서 서로 대화는 나누지 않았지만 매표소까지 함께 조용히 걸어갔다. 높은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고 시원한 그늘 속에서 걸으니까 참 좋았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정렬되어 있는 녹차밭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헐크와 슈렉이 살고 있을 법한 녹색이 가득한 녹차밭에는 젋은 여행자보다 중‧장년층 부부, 외국인이 많이 찾아왔다. 그리고 아기와 함께 가족단위로 방문한 사람들을 종종 봤는데 화기애애한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띄곤 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에 사진으로 나를 남기고 싶었다. 앞에 계신 어른께 다가가 정중하게 부탁드렸다. 인사를 드린 뒤에 기대감 속에 사진을 확인했는데 뒷걸음치면서 화들짝 놀랬다.
녹차 안으로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위에서 아래로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이건 무슨 두더지 게임에서 때려달라고 불쑥 튀어나온 두더지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매우 음침하게 나온 것 같았다. 지금도 볼 때마다 멋쩍은 웃음만 나온다.

천천히 느릿하게 올라오다가 이왕 온 김에 “하늘 전망대”까지 가보기로 했다. 갈수록 힘들어지자 중간에 다시 내려 갈까하고 고민을 잠시 하는 순간, 내 앞에 큰 배낭을 메고 올라가는 흑인 여성이 지나갔다. 매혹적인 그 아우라가 정말 멋있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뒤에 따라가면서 멋있는 배낭족이라고 자체 만족을 하면서 힘차게 올라갔다.

전망대에 올라가자마자 배낭을 던지다시피 내팽개치고 경치를 감상했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한 것과 안개가 조금 있는 것이 더욱 운치가 있었다.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전망대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으로 피곤함과 찝찝함을 씻어낼 수 있었다.

녹색바다가 어울리는 이 곳은 맑은 공기로 나를 정화해줄 것만 같았다. 자연과 함께해서 돗자리에 누워만 있어도 행복을 느낄 것 같다.
배고픔도 잠시 잊게 해주는 이곳에서 마냥 살아보고 싶었다. 그냥 숲속을 바라만 봐도 좋고 이 곳을 떠날 때에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득 고 2때, 지금처럼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 친구 3명과 함께 서울에 놀러를 간 적이 생각났다. 그 때, 연세대에 구경하러 갔는데 그곳에 평소에 보지 못한 건물이 많았다. 녹색 풀이 건물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모습이 예뻤다. 그야말로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에 적잖은 감동과 신선한 충격받은 적이 있다. 욕심을 내서 봄, 가을, 겨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그러지 못했다.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빗소리를 참 좋아하는데 떨어지는 물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면서 두 귀를 활짝 열어두었다. 그 맑은 소리가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다시 내려가기 위해 일어나는 게 싫어서 몇 번을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녹차의 고장에 와서 녹차와 관련된 음식을 먹지 않고 그냥 갈 수는 없었다. 녹차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많은 녹차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기대를 안고 한 술 떠서 입 안으로 넣었다. 다른 녹차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특별함은 없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보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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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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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게스트하우스 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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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성역으로 가야했다. 버스냐 택시냐 고민하고 있었는데 여성 두 명이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를 타고싶은 생각이 드면서부터 빈 택시가 보이지 않았다. 무작정 한 곳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조금씩 걸어가다가 버스 정류장까지 가기로 했다. 잠시 후에 버스가 와서 역까지 갔다. 이 모든 것이 10분 사이에 일어났다.
역에서 순천가는 기차를 1시간동안 기다렸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이 몰려왔다. 이대로 자면 못 일어날 것 같아 책을 읽으면서 졸음을 참아 낼 수 있었다.
이때부터 여행을 떠날 때 책 한 권씩 들고가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

기차 안에서 그 어떤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기차에 타자마자 기절했다. 그래도 안내방송에서 "이번에 내리실 역은 순천 역입니다."라는 것을 기가 막히게 듣고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
오늘 지내게 될 게스트하우스는 역에서 가까웠다. 미리 문자로 약도를 받아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집 구경을 했다.

순천 게스트하우스 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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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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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봉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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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게스트하우스 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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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드라마세트장으로 갔다. 늦은 오후에 발걸음은 조금 무거웠지만 한결 가벼워진 가방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하늘 높이 떠 있는 해도 지쳤는지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다.

드라마세트장에는 비교적 사람이 없었다. 여유롭게 둘러보기 딱 좋았다. 이곳만큼은 1970년대에서 멈췄다.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는 그 때 그 시절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수 십 번 이야기 듣는 것보다 한번을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이 당시에는 사진찍는 법도 몰라서 내 마음대로 무작정 찍고 다녔다. 그래도 이 사진만큼은 정말 잘 찍은 것 같다. 지금도 볼 때마다 흐뭇하게 감상하는 사진이다.
언덕까지 올라갔다. 중간에 집집마다 들러서 구경했다. 언덕 위에는 교회가 있었고 그곳에서 해가 살짝 저물어가는 것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었다.

내 글씨가 궁서체인데 비슷한 글씨를 보면 더욱 눈길이 간다. 개인적으로 이런 글씨가 정말 좋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삼국지 책과 공책을 주시면서 써보라고 하셨다. 정말 책에 있는 글씨체를 똑같이 쓰면서 지금의 글씨체가 완성되었다.
어릴 때, 나이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 내 글씨체는 어른들에게는 칭찬받았지만, 친구들에게는 애늙은이라는 장난 섞인 말을 듣곤 했다.

그나저나 시장에 온 듯한 이곳은 마치 할머니들이 손짓을 보내면서 나를 가게 안으로 끌고 갈 것만 같다.

혼자서 전신사진을 찍을 때에 삼각대가 정말 필요했다. 아니 셀카봉만 있었어도 좋았을텐데... 할수없이 평평한 바닥에 휴대폰을 세워두고 타이머를 설정해서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그래도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자신있게,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바쁘게 돌아다니며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드라마세트장에서 나오면서 엄청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곧바로 "건봉국밥"으로 갔다. 길을 잠시 헤맸지만 결국 식당을 찾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국밥을 주문했다.
혼자서 밥을 먹는데 부끄러움, 민망함, 낯선 시선따위는 배고픔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신경쓰지않고 국밥에 집중했다. 김치, 양파, 마늘 등 갖가지 반찬과 국밥을 남기지 않고 맛있게 잘 먹었다.

기분좋게 포만감을 느끼며
숙소까지 걸어서 갔다.
시원한 밤 강변에
산책하러 나온 사람,
맥주한 캔 마시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표정에서
여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여유가 생기고
지금 이순간이 행복하니까
예전에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이제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략 저녁 아홉시에 숙소로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오늘 한 공간에서 지낼 사람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바로 씻었다.
이대로 잠을 자기에 아쉬워서 물 한 병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 거기에 조그만 강아지가 묶여서 꼬리를 미친듯이 움직이면서 나를 반겼다. 나도 그 성의에 보답하고자 신나게 놀아줬다.

방으로 다시 돌아와 방사람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어색함에 대화는 곧 끝이 났다. 책을 조금 읽다가 스르르 잠들었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려고 거실을 지나가다가 깜짝 놀랬다. 여성 두명이 이어폰을 끼고 소파에 앉아서 고개만 돌려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늦은 시간,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무뚝뚝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정말 섬뜩했다.

DAY 2

Jul 31 2014

아침에 일어났는데 윗옷이 흠뻑 젖어있었다. 땀은 아닌데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이 상당히 불쾌했다. 바로 방 안이 너무 습해서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이었다. 얼른 씻으려고 숙소에서 제공하는 수건을 챙기려고 서랍을 열었는데 수건이 하나도 없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직접 전화를 했다. 얼마 후 사모님이 와서 수건을 받고나서야 샤워를 할 수 있었다. 방사람은 같이 기다리고 있다가 결국 씻지 않은 채 멋있게 그냥 숙소를 떠났다.
나갈 준비를 마치고 아침식사로 토스트를
먹은 후에 숙소를 빠져나왔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있는 나의 첫 게스트하우스였다.
순천역으로 이곳 주민인 듯한 남자와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가 누군지 모르겠죠?"라고 묻자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러니 웃으면서 "당신이 문을 열고 나온 게스트하우스 사장이에요"이라고 했다. 살짝 당황했지만 능글맞게 그럴 줄 알았다면서 맞받아쳤다.

순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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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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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역에서 큰 배낭을 락커룸에 맡기고 최소한의 짐을 들고 순천만정원로 갔다.
배차시간이 워낙 길어서 한번 놓치면 오랫동안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버스가 올 때까지 한 눈 팔지않고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어제보다 날씨가 더 좋았다. 물론 기뻐야 하는게 맞지만 마음 한 켠에서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 이유는 어제보다 많이 더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정원이란 단어를 쓰면 안된다. 정원보다 훨씬 넓고 미친듯이 뛰어놀기에 완벽한 장소인 것 같다.

녹색 풀이 햇살을 듬뿍 받아 더욱 밝고 환해졌다.
심지어 그림자가 생긴 것도 예뻐 보였다. 눈으로 충분히 감상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폰으로 사진을 엄청 찍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더위를 잠시 잊고 있었다.

산, 나무, 풀, 구름, 하늘이 하나로
어우려져
예술 작품이 되었다.
보정없이,
필터없이
가슴이 벅찬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뿌듯했다.

전망대로 가면서 뻘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잠시 쉬었다. 자세히 관찰했는데 짱뚱어들이 돌아다니는 소리였다. 이런 것을 처음 봐서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오랫동안 지켜봤다.
짱뚱어는 못생겼지만 볼수록 매력있는 물고기였다.

전망대까지 가볍게 올라갈 것 같아서 샌달을 신었는데 내 예상은 어김없이 과감하게 비켜갔다. 발등까지 뜨거워져 고생했다.
그렇게 기어가듯 꾸준히 걷다보니 전망대까지 왔다. 힘든 만큼 보람을 거세게 느꼈다.

지나가는 여성 분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고 확인했는데 굉장이 부끄러웠다. 땀에 젖어 흰티 사이 가슴 속이 훤히 보이는 것이었다. 다시 회복이 될 때까지 얌전히 있다가 땀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천천히 내려왔다.

이곳에서 우연히 느린 우체통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6개월 후의 나에게 편지를 썼다. 내가 나에게 쓰는 거라 부끄럽고 머쓱했지만 이내 글을 써내려갔다. 편지내용은 대부분 위로로 가득한 것을 보아 그때 내가 많이 힘들고 지쳐있었다. 몇 년이 지났어도 그 편지는 여전히 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사진으로만 보면
무슨 태풍이
올 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도 뭐 나름 느낌있다.

순천만정원 안에 있는 까페갈 생각으로 걷다가 문득 풀 냄새를 맡고 발걸음을 멈췄다.
바로 군대에서 훈련나가서 산 속에 있을 때
맡을 수 있는 그 냄새였다.
여행은 바로 이런 것이다.
잊고 지낸 추억을 되새기고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기억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그런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까페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딸기쥬스를 마셨다. 까페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복잡했다. 시원했지만 갑갑해서 나와서 텅 빈 의자에 앉았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편안한 의자에서 느긋하게 자연 바람을 느끼면서 쉴 수 있었다. 여행한 곳 중 "순천만정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순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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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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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피그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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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하게 여수에 도착을 했다. 밖으로 나왔는데 무슨 기차역이 이렇게 클 수가 있지? 입이 쩍 벌릴 정도로 넓었다.
오늘 야간버스투어하는 곳을 미리 확인하고 두번째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버스를 잘못타서 중간에 내려서 다시 탔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숙소는 복층으로 되어있었다. 수건도 돈을 내야 쓸 수 있고 시설도 생각보다 별로였다. 체념같은 이해를 하고 샤워를 했다.

10분 일찍 집결지에 도착했다. 오늘도 역시 점심을 못 먹어서 급하게 닭꼬지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버스에 해설자가 타면서 야간 버스투어가 시작했다.

오늘 일정은 이렇다.

엑스포역▷여수국가산업단지▷이순신대교▷오동도 야간분수▷돌산공원
▷엑스포역

여수국가산업단지는 밤이 되면 불빛이 모여서 장관을 이룬다고 해설자가 설명해주셨다. 막상 보는데 빛나는 것이 전부였다. 나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공장에서 만들어 낸 빛이 아름답거나 멋있진 않았다.

버스는 이순신대교를 지나 오동도에서 멈췄다. 이곳에서 분수쇼를 구경했다. 잠깐이라도 산책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는게 더 좋았다. 노래가 잔잔하게 나오고 앉을 수 있는 자리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는 잠깐 구경하다가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보이지 않는 바다를 멍하니 쳐다봤다. 자유시간을 이곳에 하염없이 투자했다. 파도소리가 간간히 들으면서 최대한 빛이 번지는 것을 조심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돌산공원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돌산대교를 볼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있었다. 대교에서 다양한 불빛을 내는 것이 참 예뻤다. 아무리 신중하게 사진을 찍어도 역시 빛이 번져서 아쉬웠다.
야경투어를 하면서 가장 좋은 곳이었다.

돌산공원에는 나와 같이 멋진 야경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포토존에 저마다 카메라에 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낮에는 정말 더웠는데 밤에는 살짝 추웠다. 참 변덕스런 날씨때문에 피곤하다.

야간 버스투어가 끝이나고 여수엑스포 역으로 가고 있는데 중간에 이순신있는 동상 앞에서 내렸다.
굳이 역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근처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는 김에 라면을 먹었다. 곧바로 숙소에 가기가 아쉬워 아르바이트생에게 근처 바닷가 위치를 알아내고 맥주 한 캔을 들고 나갔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여수 밤바다"를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맥주가 아닌
분위기에
흠뻑 취하다.
여수 밤 바다가
이토록 아름다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최악이었다. 길을 헤매고 헤매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면서 겨우 찾았다. 진남관에 잠시 들러서 정신을 차린 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들어갔다. 씻고 침대에 누웠는데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내가 자고있는 줄 알고 조용히 살금살금 들어오는게 조금 귀엽고 배려해줘서 고마웠다.

너희들의
작은 배려덕분에
푹 잘 수 있었어.

DAY 3

Aug 01 2014

플로잉피그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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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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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식당(게장백반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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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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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까지 푹 잤다. 부랴부랴 떠날 준비를 마치고 일층에 내려갔다. 직원이 만든 토스트와 쥬스를 맛있게 먹고 나와 진남관에 잠시 들렀다. 안에 내부공사를 하고 있었지만 가볍게 둘러보기에 괜찮았다.

오늘 점심을 정말 기대했다. 유명한 게장골목 중 가장 인기있는 곳에 갔다. 이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기다려 볼만 했다. 곧 종업원이 와서 1인분은 안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했다. 다행히 내 뒤에 있는 7명의 고등학생들에게 같이 밥먹자고 했다.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줘서 정말 고마웠다.
30분정도 지나고, 드디어 우리가 테이블로 안내받고 자리에 앉았다. 눈깜짝할 사이에 음식이 나와 행복했다. 간장게장은 너무 짜 먹기가 싫었다. 반면에 양념게장과 매운탕은 맛있어서 몇 번 리필을 받았다.

나와 함께
밥을 먹은
고등학생들에게
음료수를 사주면서
고마움을 대신 표현했다.
멋있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았어. 멋있었어.

역에 가서 전주가는 시간을 확인했다. 설렁설렁 역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쿠아리움, 카약체험 등 다양한 레포츠를 할 수 있는데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시간이 넉넉하지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엄청 대기하고 있어서 감히 체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전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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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s Hos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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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왱이콩나물국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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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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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s Hos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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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이 빠진 상태로 전주역에 도착했는데 역은 한국적인 미를 바탕으로 한옥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곳 저곳 구경하다보니 다시 힘이 났다. 새로운 곳에서 낯설었지만 무사히 버스를 타고 숙소 "진스 호스텔"에 갔다.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서 잠시 쉬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엘리베이터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 어머니께서 먼저 같이 밥을 먹자고 하셨다.

어머니께서는 딸과 함께 당일치기로 전주로 여행을 왔다고 말씀하셨다. 딸은 처음에 나를 낯설어했는데 음식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서 점점 친해졌다. 원조 왱이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 왔는데 모주도 함께 마셨다. 날계란과 김은 국밥을 담백하고 시원하게 해줬다. 어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어머니께서 감사하게도 국밥까지 사주셨다. 이어서 다 함께 한옥마을도 구경했다.

어머니와 나는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 못했는데
딸은 쉼없이 먹었다. 츄러스, 초코파이, 질소 아이스크림, 문어꼬지, 크림 생맥주도 줄을 서가면서 먹었다. 참 복스럽게 맛있게 먹었다. 나는 크림 생맥주를 얼마 마시지 못해서 계속 생각이 났다. 2시간동안 즐겁게 먹고 돌아다니다가 어머니와 딸은 서울로 가야해서 아쉽게 작별인사를 나눴다.

어머니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즐거웠습니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나는 좀 더 돌아다녔다. 슬슬 가게가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이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는 남녀혼숙이 가능했다. 서로 모르는 남녀가 같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다. 아쉬운건지 다행인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머문 방에는 남자들 밖에 없었다.
호스텔 안에 맥주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피곤해서 가기 귀찮았다.

DAY 4

Aug 02 2014

Jean's Hos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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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전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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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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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경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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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전동성당으로 갔다. 우리나라 근현대사 문화파트에서 항상 나오는 장소로 향했다. 전동성당을 말없이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곳에 와서 샌달에서 운동화로 갈아신고
본격적으로 구경을 시작했다.
성당을 배경삼아 내가 나올 수 없을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사진 좀 찍어 달라고 부탁하기 힘들 정도로 저마다 몰입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사람이 없는 곳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성당을 감상했다.

밤이 아닌 낮의 한옥마을을 보고싶어 또 다시 찾았다. 가게에 들러서 기념품도 사고 전주에서 유명한 초코파이를 사러 가게에 들렸다.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어서 그냥 지나쳤다.
한적한 골목에 똑같은 초코파이를 파는 곳이 있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없는 것이 신기했다. 쉽게 구입하고 택배로 부쳤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를 피해서 들어온 까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이곳에서 배터리 충전을 하면서 잠시 쉬기로 했다. 테라스있는 곳에 앉아 밖을 바라보면 한옥마을이 훤히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뜻밖의 장소에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꼈다.

비가 잠시 그쳐서 서둘러 나와 경기전으로 갔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구경을 했다.
어진박물관에 들어가서 좁은 이층으로 올라가다가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 후로 정말 신중하게 두리번거리며
박물관을 돌아다녔다.
경기전을 나오면서 문 앞에서 옛날 관복을 입은 아르바이트생이 더위를 먹어 쓰러졌는데 일찍 구급차가 와서 병원으로 이송했다.

전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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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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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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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까지 오는데 너무 지쳤다. 기차 안에서 서서 가다가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익산을 거쳐 군산에 도착하기 전, 역무원은 표를 확인하기 위해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당당하게 모바일 표를 보여주려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나 갑자기 인터넷이 느려지면서 접속이 되지 않았다. 역무원은 괜히 내가 무임승차해서 억지로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끝내 조회가 되지 않았다. 나는 억울해서 자초지종을 역무원에게 설명했다. 그도 나의 사정을 알아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가면서 상황은 끝이 났다. 군산역에 도착하자마자 매표소에 가서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렵게 재발급을 받았다.

늦은 오후에도 비는 얄밉게 하염없이 내렸다. 버스를 타고 “복성루”에 갔는데 벌써 영업이 끝나고 문을 닫으려고 했다. 나는 정말 해산물이 가득 있는 짬뽕을 먹으러 왔는데 먹을 수가 없다는 사실에 나라 잃은 표정으로 허공만 쳐다봤다. 그 때 당시에 용기를 내어 부탁을 했다면 어땠을까? 너무 빨리 순응하고 돌아간 것이 못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근처 편의점에 가서
왕뚜껑 짬뽕,
김밥으로
허기를 달랬다.

아직 숙소도 정해놓지 않았다. 전주에서 여러 게스트하우스에 예약전화를 했지만, 내가 지낼 침대가 없다고 했다. 편의점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그냥 보고 있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침 취소한 사람이 있어서 예약가능하다고 전화가 왔다. 그러나 직원의 건방지고 불친절한 태도와 터무니없는 비싼 가격에 어이없어서 정중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하루.
정말 피곤하고 고된 하루.
아무것도 하기싫었다.

가까운 모텔을 찾아 숙소로 정했다. 문이 약간 불안한 것 빼고는 괜찮았다. 젖은 옷을 빨래하고 천천히 짐 정리를 했다.
푹신한 침대에 피곤한 몸을 맡기고 “무한도전”을 재밌게 봤다. 여행하면 이렇게 편하게 쉰 적이 없었다. 오늘 하루 사이에 지옥과 천국을 넘나든 것 같았다.
밤에 슬슬 배가 고파 밖으로 잠시 나왔는데 거리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가게는 일찍 문을 닫아 있었다. 뭔가 분위기가 으스스해서 닭살이 살짝 돋았다. 여자 혼자서 절대 이곳을 다닐 수 없었을 것이다.
마트 안에도 직원밖에 없었다. 먹을 것을 사고 직원에게 “동네가 조금 무서워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말을 건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면서 영화 “라푼젤”을 봤다. 이렇게 여행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DAY 5

Aug 03 2014

군산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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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근대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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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군산세관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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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포해양테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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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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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는데 전날 오후부터 내린 비는 다음 날에도 청승맞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를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오늘 관광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이틀 연속 “복성루”에 찾아갔다. 드디어 짬뽕을 먹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매주 일요일은 휴무라는 소리를 듣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악재도 이런 악재가 없을 것이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듯한
온 몸에 열이 났다.

풀린 다리는 이내 무거워졌다. 다리를 부여잡고 근처 소고기 국밥집에 들어가서 이른 점심을 해결했다. 아쉬움과 분노가 섞인 감정을 다스리는데 실패했다. 군산에 온 이후로 짜증나는 일만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싫어 당장 이 도시를 떠나고 싶었다.

막상 갈 생각에 머뭇거렸다. 이대로 간다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 같았다. 몸과 마음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몸은 이미 집으로 가는 기차에 가기를 희망했고 마음은 이곳에 좀 더 남아있기를 원했다. 고민 끝에, 결국 난 마음의 소리를 선택했다.

그래, 끝까지 가보자.

결정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 그 최악의 끝은 아마 집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겠으나, 이미 모든 것을 해탈한 상태라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집에 못 가면 하루 더 머물다 가야지...” 그 생각으로 무작정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친절한 직원이 “스탬프 투어”를 하면서 정해진 코스대로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줬다.

박물관으로 온 것은 정말 잘한 것 같았다. 다양한 테마로 풍성한 볼거리로 즐겁고 유익했다. 군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일본 가옥이 아직도 남아있다. 두 번 다시는 나라를 잃지 말아야한다는 경각심을 갖고자 그래도 보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이런 박물관이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다. 박물관은 유물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다.

박물관에서 나왔는데 뭔가 이상했다. 드디어 비가 그쳤다.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정도로 기뻤다. 아직도 먹구름이 가득한 흐린 날씨였지만 우산없이 편하게 스탬프를 찍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야.
흐린 날씨는
건물들과
조화를 이뤄
색다른 느낌을 줬다
고즈넉함과
고풍스러움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진포해양생태공원에서 마지막 스탬프를 찍었다. 드넓은 공원에 멋있는 전투기, 헬기, 탱크, 군함이 있었다. 따뜻한 봄날에 소풍으로 오기 딱 좋은 장소인 것 같았다.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이날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왔다.

뻘에 있는 배는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인데 그 꼴이 어제와 오늘의 내 모습과 비슷했다. 시간이 지나면 물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데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무의미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시작과 끝이 아름다웠다. 마지막까지 깨달음을 얻어가면서 이 여행을 마무리했다.

군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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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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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은 여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었다. 군산이란 도시를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었다. 마무리를 흐지부지로 끝나 최악이 될 뻔했다. 그러나 끝까지 남아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정말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혼자서 떠난 4박5일 여행. 겉으론 담담한 척했지만 사실 걱정이 앞섰다. 무사히 여행을 끝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처음에 계획을 세운 것과는 많이 어긋났지만 그 어떤 여행보다 알차고 뜻깊은 여행이었다.
다른 이들의 관점에서 내 여행은 많이 부족하고 서툰 고생만 가득한 여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맞는 말이라 그런 말을 들어도 괜찮다. 적어도 나에게 이 여행은 소중한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잊지 못 할 것 같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내일로 여행"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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