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Apr 29 2017
적당히 바람 불었던 날, 한강.

작년 4월 초부터 3개월간 유럽 여행을 다녀 왔었다. 그 때 나와 동행 했던 친구 놈과 또 같은 시기에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했던 친구, 이렇게 두 놈과 오랜만에 추억 얘기도 꺼내고 얼굴도 보고 떠들며 시원한 밤 공기에 맥주와 함께 취하고 싶어 한강에서 모이기로 했다.

지방에 사는 나에게는 이 것조차 충분히 여행이라 말 할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꾀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리고 그 사람들 중 대부분이 활짝 웃음 꽃을 피우며 친구들과, 연인들과, 가족들과 푸르른 시간들 보내고 있었다.
한강은 내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사실 나는 대학생활을 서울에서 했고 그 동안 서울에 대해 조금은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의 차가운 표정, 바쁘기만 해보이고 피곤해 지쳐보이는 사람들, 생각 없이 술에 취해 거리를 방황하는 사람들 등등... 그러나 이 곳은 정말 다른 세상 같다. 가끔은 이상해 보이기 까지 해. 사람들이 웃고있고 또 여유로워 보인다 심지어 세상 행복 다 가진 표정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날씨가 많이 풀려서인지 강 위를 퉁퉁 귀엽게 떠다니는 작은 배들이 보이고 가끔은 큰 배들도 지나다닌다. 또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주섬 주섬 수트를 입고 물에 첨벙 뛰어든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시켜 시끌 벅적 떠들다가 화장실로 향했다. 조금 거리가 있기에 카메라를 챙겨서 조금씩 둘러보며 가기로...
잠시 아무말 없이 내 눈앞에 보여지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조금씩 조여오는 내 방광....)

약간의 취기 때문일까?.. 모든게 아름다워 보였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조금 더 촬영 할게 없나 두리번거려보니 길거리 마술 공연을 하고있더라. 처음에는 사실 구경이나 조금 하다 가자 라는 생각이었지만. 이 마술사는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고 이 공연을 하는 이유가 있었다.
공연의 모든 순서가 마무리 될 즈음 마술사가 이렇게 이야기 했다.
요즘 바쁘고 웃을 시간 없는 현대인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이런 따뜻한 메세지가 담겨있는 길거리 공연은 태어나서 처음 봤고 그 마술사는 성공한 마술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 짧은 순간 행복을 느꼈거든. 정말로.

여러번 한강에 가봤지만 이 날은 더욱 특별했던 것 같다. 분위기에 취하고 감성에 취하고 친구들에 취하고 맥주에 취하고......
이렇게 또 하나의 기억이 머릿속 한 구석에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구나 ...

그렇게 서로 취한 몸을 이끌고 친구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좋은 일상,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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